플레이보이誌 "앞으론 야해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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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플레이보이는 상당히 '점잖은' 잡지다. 포르노 잡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게 사실이지만 나름대로는 품격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책의 상당 분량이 문화 정보와 남성 패션, 그리고 사회현상에 대한 칼럼을 싣는데 쓰인다. 정작 '야한 사진'은 얼마 안된다. 그것도 예술적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그런데로 '작품'에 가깝다. 8월호(사진)에도 팀 버튼 인터뷰와 본조비에 관한 기사가 살려 있다. 콜럼비아 마약 문제도 다루고 있다.

한국계 모델 이승희씨가 "플레이보이 사진 기자가 아니면 누드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노골적인 성기 노출이나 남녀의 직접적인 성행위 등은 좀처럼 취급하지 않는 '소프트 코어'였다.

잡지외에 인터넷이나 비디오, 케이블 TV 등 플레이보이 계열사들의 기조는 지금까지 공통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절제의 미덕'을 벗어 버리고 야해지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 등에 따르면 창업주 휴 헤프너는 '하드코어' 영상물을 방영하는 비비드 등 TV채널 3개를 인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 채널의 가치는 5천만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포르노 TV들은 지금까지의 플레이보이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노골적이다. 수많은 모델들을 보유한 플레이보이와 '하드코어'의 만남이 어떤 괴물을 탄생시킬지 모르겠다.

플레이보이가 변신하는 것은 아무래도 인터넷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성인물이 떠돌고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해가는 것이리라. 당장 국내에서 접할 일이야 없겠지만 국내 성인물 시장도 이를 닮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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