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친구 돕는 고사리 손 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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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공유 착한 벼룩시장에서 어린이들이 나눔 노트를 만들고 있다. 왼쪽은 아이들이 만든 재생노트 표지. [사진 공유프로보노코리아]

“제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노트에요. 좋아하는 그림도 그리고 어려운 친구에게 선물 할 수 있어 기뻐요”

 노블레스 오블리주. 더 이상 로마 귀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재능과 지식을 나누는 3세대 복지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아이 프로보노다.

 비영리사단법인 공유프로보노코리아(이사장 신낙균)의 아이공유(I·共·U) 교육센터에서는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표지로 나눔 노트를 제작한다. 나눔 노트는 판매와 기부를 통해 국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세계 각국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서울 동부여자중학교 1학년 김도연(13) 학생은 나눔 노트 재능 기부에 꾸준히 참여하는 아이 프로보노다. “좋아하는 활동도 하고 봉사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에요.”

 지난 6일에는 신길6동 벚꽃거리에서 ‘아이공유 착한 벼룩시장’이 열렸다. 돈보스코 아동복지센터에서 주최하는 지역사회 연대사업 ‘골목길 점령 대작전’으로 공유프로보노코리아의 아이공유 사업단이 기획, 운영했다. 워크샵 부스에서는 ‘이면지를 활용한 재활용 노트 만들기’, ‘아이공유 사업단의 나눔 노트 표지 그리기’ 행사가 열렸다.

 행사 주체는 어린이들이다. 나눔 노트 외에도 집에서 가져온 학용품, 옷, 동화책, 장난감 등을 판매했다.

최고가는 5000원이었다. 수익금은 국내 난치병 아동 치료와 세계 아동 문구용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아이공유 교육센터의 나눔교육과 라오스 및 인도네시아 어린이들에게도 지원된다.

 도연이는 동생들에게 나눔 노트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도우미 역할도 맡고 있다. “바느질을 잘하니까 끈 묶을 때 훨씬 쉬워요. 만드는 방법을 아니까 제가 도와주면 예쁜 노트를 많이 만들 수 있어요.”

 공유프로보노코리아 김민석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나눔과 공유의 가치가 공동의 문화로 실현되기를 지향한다”며 “어린이 친구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공유프로보노코리아에서는 나눔노트 외에도 ‘착한기부 프로젝트’, ‘배워서 남주자 캠프’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유프로보노코리아=2001년 2월 설립된 ‘좋은나라 나눔운동본부’가 2009년 7월 새롭게 단장한 비영리사단법인이다. 아이공유 교육센터, 아이공유 아이디어센터, 아이공유 사업단으로 구성된다. 나눔 노트 표지를 만들고 싶은 어린이는 공유프로보노코리아 홈페이지(http://igongu.org) 내 아이공유교육센터 ‘아이공유토크’ 메뉴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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