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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티 정권인수 착수

중앙일보

입력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지을 국민협의회 (MPR) 특별총회 (8월 1일) 를 한달 앞두고 의회 (DPR) 내 주요 정당들이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나섰다.

와히드 탄핵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의 대통령직 승계를 전제로 한 차기 내각 인선에 들어간 것이다.

이는 의회내 반대파들과 메가와티등이 와히드의 마지막 수단인 비상사태 선포 위협과 정치적 타협 제의를 거부하고 정권인수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이처럼 강공을 펼치는 이유는 MPR에 앞서 와히드의 자진퇴진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기 때문이다.

메가와티가 이끄는 의회내 제1당인 민주투쟁당 간부는 지난달 26일 "메가와티와 주요 정당 당수들이 7월 중순 모임을 갖기로 했다" 며 "메가와티 정권의 연립내각 구성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골카르당의 밤방 사도노 의원은 지난달 30일 상가포르.말레이시아 기자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의회 의석 보유비율에 따른 장관직 배분을 골자로 한 정부 개편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조정장관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공보부.사회복지부를 부활하는 등 장관수를 늘리는 안도 포함돼 있다.

내각구성과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부통령 인선이다. 메가와티는 당초 자신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면 부통령은 공석으로 둘 의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이 입장을 바꿔 각 정당의 의견을 반영해 부통령을 두기로 했다.

현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정치.사회.안보 담당 조정장관이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골카르당의 악바르 탄중 당수를 비롯해 함자 하스 통일개발당 당수.유스릴 이자 마헨드라 월성당 등 각 정당 당수들도 저마다 부통령 자리를 노리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와히드의 지지세력인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조직 나들라툴 울라마 (NU) 를 회유하기 위해 와히드의 국민각성당 당수를 부통령에 세우자는 의견도 있다.

의회가 단일후보를 내든 아니면 의견불일치로 복수후보를 내든 MPR에서 선거를 통해 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부통령 인선이 의회에 맡겨진동안 메가와티는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경제팀을 발족시켰다. 메가와티 측근으로 이뤄진 경제팀은 인도네시아 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일본을 설득시키기 위해 일본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새로운 인도네시아 지원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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