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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좋은책 100선] 초등부 외

중앙일보

입력

[2001 좋은책 100선] 초등부

초등부 책에는 책을 만든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

그래서 우선 책 속에 바르고 건강한 생각, 진실한 뜻이 담겨 있나 보았다. 하지만 책이 재미있게 읽힐 때 감동을 주는 법.

재미있게 하는 요소들, 즉 짜임새 있는 구성과 이야기의 기발함을 고려한 것은 그 때문이다. 또 어린이의 욕구가 담겨 있고 어린이가 이야기를 통해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건강한 자아로 성장할 수 있는지도 생각했다.

지식.정보책의 경우에는 개개의 정보들이 모여 사물의 연관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지, 질서를 지닌 생각으로 받아들여질지를 꼼꼼히 따졌다.

얕은 지식과 거짓 교훈을 세련된 편집으로 위장한 상업출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좋은 어린이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출판사들, 작가와 편집자, 화가들의 선전이 돋보인 한 해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성실

[2001 좋은책 100선] 중. 고등부

우리 독서시장이 청소년 연령에 이르러 갑작스런 '병목현상' 을 보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청소년 분야의 도서를 검토하면서 예전에 비해 과학분야의 책들이 현격히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른바 '문사철' 의 빈곤이 선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읽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하는 '질료' 로서 문사철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닌데도 국내 필자들의 책이 많이 뽑힌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일부 책은 대학부에 출품된 것을 '탈취' 해 왔다. 난이도 면에서 걱정되는 바가 없지 않으나 "짧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우물물을 긷지 못한다" 는 선자들의 충정이 청소년 독자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이권우

[2001 좋은책 100선] 대학.일반부

디지털 시대에 책은 멀리 있기 쉽다. 그런데도 책이 우리에게 가까이 있어야 할 이유는 어디 있는가?

그것은 구텐베르크 없이 빌 게이츠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문명사적 성찰 때문이다. 둘 사이에 불연속은 없다.

더구나 지식기반 사회의 '인프라' 로서 책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이에 좋은 책을 선정하는 의미가 있다. 선정 기준은 독창성, 가독성, 지식의 가치, 문명사적 의미, 글쓰기의 땀이 밴 국내 저술가의 작품에 대한 고려 등이었다.

하지만 인간에게 선택처럼 어려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심사과정에서 토론을 많이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책들은 운명을 가지고 있다(Habent sua fata libelli) ." 로마 시대 문장가 테렌티아누스의 말이다. 따라서 이제 책을 존재토록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한국 출판문화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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