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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인에게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주식을 싸게 팔도록 직원에게 강요했다는 주장이 6일 제기됐다.
국회 지식경제위 이진복(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2001년 9월 안철수연구소가 코스닥에 상장할 때 주식을 13만여 주씩 갖고 있던 이모, 김모씨는 각각 105억9400만원, 109억4700만원의 평가 차익을 얻었다. 이들이 수년 동안 주식을 획득한 데 쓴 돈은 각각 1억6900만원, 1억7200만원. 이씨가 대표를 지낸 N사는 별도로 26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어 191억1000만원의 평가 차익을 거뒀다. 이씨는 상장 열흘 만에 13만 주 중 5만5000주를 매도해 41억원의 시세차익을 실현했다. N사도 26만 주 중 3만3000주를 팔아 27억9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이 의원 측은 “이씨와 김씨는 안 후보와 함께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도로 2000년 9월 만들어진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에는 대기업 2·3세와 벤처기업인이 참여했다.
이 의원 측은 “N사와 김씨는 다른 기업보다 싸게 주식을 매입했다”며 안철수연구소의 ‘유가증권신고서’를 공개했다. 이 자료엔 1998년 12월 LG투자조합이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5만원에 주식을 취득했는데 N사는 이틀 뒤 25% 싼 가격인 주당 3만7500원에 매입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 의원 측은 “N사가 산 1만 주는 안랩의 전 임원 김한석씨가 판 것으로, 김씨는 ‘안철수 대표가 N사와 김모씨에게 주식을 헐값에 넘기라고 강요해 손해를 봤다’고 주식 반환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당시 안철수연구소는 주식 양도 때 이사회가 사전 승인토록 돼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2001년 6월 소송을 취하했다. 현재 미국에 있다는 김씨와는 연락할 수 없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는 지인이 정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인수토록 강요했거나, 최소한 그렇게 의사회에서 의결해주고 상장 후엔 수십억원의 차익을 얻게 해줬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 측 금태섭 변호사는 “(이들 외에도)안랩에 초기 투자한 기업들은 많은 수익을 얻었다”며 “LG투자조합과 N사가 비슷한 시기에 다른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한 건 맞지만 유상 증자와 주주 간 거래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재판부가 김한석씨의 주장에 대해 ‘새로운 증거 신청이 없는 한 변론을 종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소송이 취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 변호사는 “주식이 거래된 시점은 브이소사이어티가 생기기 전”이라며 “게다가 ‘김모씨는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이 아닌 걸로 안다’고 안 후보는 말한다”고 전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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