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 파격적인 선수기용 관심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2001 POSCO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 시티즌이 파격적인 선수기용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거리다.

개막이후 홈에서 2연승했던 대전은 24일 수원과의 어웨이경기에서는 플레이메이커 이관우, 스트라이커 김은중을 비롯 베스트11 가운데 6-7명을 아예 후보선수 명단에서조차 제외한 채 경기했다.

공오균, 탁준석 등 일부 주전도 있었지만 박내철, 홍광철, 골키퍼 이승준 등 팬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1.5군이 국내 최강 수원과 맞섰던것.

심판 판정을 두고 논란을 빚은 이날 경기에서 대전은 2-3으로 역전패하긴 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쳐 이태호감독의 용병술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전이 1.5군을 구성한 것은 올 시즌부터 사령탑을 맡은 이태호감독이 6개월동안 진행되는 장기레이스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에서 나왔다.

즉 선수층이 얇아 매년 리그 막판에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주전들의 체력 및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의도.

이런 발상에서 이태호감독은 홈경기에는 베스트멤버를 출전시키지만 어웨이경기에서는 베스트멤버중 일부를 제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었다.

일단 이태호감독의 첫 번째 모험은 ▲김은중, 이관우 등이 체력을 보충했고 ▲좋은 내용으로 수원과 대등하게 경기했으며 ▲2진급 선수들도 실전을 통해 자신감도갖게 됐다는 점에서 성공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프로스포츠는 항상 최고의 선수들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며 팬서비스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곱지 않은 눈길도 보내고 있다.

즉 승률을 관리하면서 홈팬들을 기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웨이경기에 입장하는 팬들도 축구발전을 위한 필수요소여서 경시해서는 안되며 또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경우 지역을 떠나 자기 팬으로 만들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태호 감독의 뜻밖의 전술이 장기 레이스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한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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