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독일로 K9 수출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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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독일계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기아자동차 K9(사진)을 자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기아차의 신형 세단 K9 한 대를 구입했다가 이틀 만에 차량 등록을 말소했다. 말소 사유는 ‘수출’로 적었다.

 자동차 업계에선 아우디폴크스바겐 측이 경쟁사인 기아자동차의 전략 차종인 K9을 분석하기 위해 이를 구입해 독일 본사로 보낸 것으로 본다. 한국토요타자동차도 지난 6월 법인 명의로 K9 한 대를 구입해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속한 폴크스바겐 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816만 대의 차를 팔아 GM(903만 대)에 이은 글로벌 2위 자동차 업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659만 대를 팔아 글로벌 5위다.

 이번에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구입한 모델은 K9 3.8GDi 프레지던트로 최고급 사양을 갖춘 것이다. 대당 가격은 8640만원이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기아차의 신차를 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2월에도 기아차의 신형 박스카인 레이를 구입하는 등 현대·기아차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신차가 나오면 이를 입수해 분석해 보는 일이 드문 일은 아니다. 경쟁사의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참고할 부분은 자사 차량에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다른 경쟁사가 어느 회사의 차를 사 갔는지 자체가 업계 내에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근 우리가 만든 차를 참고하려는 외국 브랜드의 움직임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출시된 K9은 기아차가 5200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74) 회장은 K9 출시 당시 “K9은 정성을 다했고, 그만큼 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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