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폐경 온 57세女, 첫출산 기적 "비결은…"

자료사진=연합뉴스

57세 여성이 쌍둥이를 출산했다. 국내 최고령 산모다.

서울 아산병원 산부인과는 26일 오전 10시 45분 1955년생 박모씨가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2.23kg 남자아이와 2.63kg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박씨는 초산이며 국내 최고령 산모가 됐다. 작년 55세 나이로 여아를 출산한 산모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치의는 김암 교수다.

박씨는 결혼 후 27년 동안 아이가 없었다. 아이를 갖기 위해 모든 노력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수정된 배아는 매번 착상에 실패했다. 어릴 적 복막염을 앓아 나팔관 유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남편이나 시댁에서도 "둘이서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라며 포기하자고 했지만 박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게다가 5년 전에는 폐경까지 된 상황. 아이는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TV를 보고 마지막 시도를 결심하게 된다. 자식 없는 할머니가 명절에 혼자 쓸쓸해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이미 가임기가 끝난 상황이지만 예전처럼 회복하고자 피나는 노력을 하게 된다. 매일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고 한약을 통해 난소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결국 2년의 노력 끝에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올해 2월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처음으로 착상에 성공했고 임신에 성공했다. 박씨는 "매일 엄마가 된다는 말을 반복하며 긍정적 생각만 했다" 고 말했다. 그는 "처음 임신한 것을 알고 눈물이 펑펑 났다. 그동안 남편이 괜히 나 때문에 평생 아기 아빠 소리도 못 듣는구나 늘 미안했는데 환갑을 맞는 올해 큰 선물을 안겨 정말 기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아산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박씨 주치의인 김암 교수의 말을 이렇게 전했다. "산모와 아기들은 현재 모두 건강한 상태다. 산모가 얼마나 아기를 갖고 싶었으면 이 정도로 노력했을까 싶을 만큼 음식조절과 운동 등에서 대단한 열정을 보여왔다. 이번 출산은 인간승리이며 다 같이 축하할 일이다."
폐경 후 임신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암 교수는 홍보팀을 통해 이런 말을 전했다. "물론 일반적 상황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이지만 호르몬제를 이용한 치료를 받으면 폐경 후에도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

박씨는 "엄마 아빠가 나이가 많아 아이들이 다 자라는 걸 볼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는데, 쌍둥이라 자기들끼리 의지하며 살 수 있겠구나 싶어 다행"이라며 "늦게 보물을 얻었으니 지금보다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