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장애인 벽을 낮춰라

중앙일보

입력

장애인에게 온갖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에는 인터넷의 벽을 낮추는데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 장애인들에 대한 컴퓨터의 벽을 허물고 연방정부의서비스를 향상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시행할 대통령령을 발동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방부에 설치된 장애인용 신기술 개발실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웹페이지에 생명을 불어 넣은 화려한 그래픽은 시각장애인이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장애가 되고 있고 비디오 기술 덕분에 컴퓨터를 TV로 활용하게 됐지만 자막이 없어많은 사람들이 그림만 보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고 장애자는 정상인에 비해 컴퓨터 이용 속도가 절반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에서 연방정부가 장애인들을 위한 정보 기술을 구매하도록 의무화, 장애인들의 연방정부 취업을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정부의 막강한구매력으로 민간 분야의 장애인용 기술 개발을 자극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아울러 정신장애인들에게 입원보다는 사회 생활을 통한 치료를 제공하도록 명령한 지난 1999년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모든 장애인에게 확대 적용하도록 지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방부의 장애인용 기술 현황을 시찰하면서 손목의 통증을 완화시킨 자판과 손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성 인식 기술을 둘러 보았으며 시각장애인용 `말하는 컴퓨터'' 앞에서 자신의 이름인 `조지 부시''라고 소리 치자 화면에 글씨가 떠오르는 신기술을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자판을 활용한 복잡한 명령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컴퓨터 활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인터넷은 많은 장애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정보의세계를 컴퓨터 스크린에 가져 왔지만 기술은 스스로의 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