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모집 면접 준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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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담당자들은 수시모집 면접에서 수험생의 특기와 장점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면접 질문을 마련한다. 대학 입학 담당자들은 “면접관은 평균 4~5개의 질문을 미리 준비해 놓는다”며 “지원자 한 명에 10분 안팎 진행하는 면접에서 이 질문들을 모두 소화하고 면접을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면접관 입장에서 준비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들어봐야 수험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현진 기자

왼쪽부터 아주대 김경래 입학처장, 경희대 임진택 사정관, POSTECH 한성호 입학처장, 중앙대 차정민 사정관, KAIST 윤달수 사정관.

서류에 나와 있는 활동실적은 강조할 필요 없어

대학 수시모집 때 진행되는 면접은 크게 인성·집단토의·전공적합성·발표면접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인성·전공적합성 평가 면접이 입학사정관 면접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형태다. 아주대 김경래 입학처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활동실적·학업능력·지원동기 같은 세 가지가 일관성 있게 연결되는지를 평가한다”며 “수시모집 면접 땐 이 중 서류에서 부족해 보이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이는 곧 면접관이 던지는 질문이 바로 지원자의 부족한 부분이고, 면접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다. 경희대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은 “사전에 준비된 질문을 모두 소화해야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제대로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 질문에만 매달려 장황하게 답하다 면접시간을 다 써버리면 자신의 장점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중앙대 차정민 선임입학사정관은 “첫 질문에 간단명료하게 답하고 추가질문이 있을 때 부연 설명하는 답변 자세가 좋다”고 조언했다. 질문에 답할 때는 결론부터 간결하게 말한다. 여기에 한 문장씩 덧붙여 과정과 교훈·변화에 대해 추가 설명한다. 임 사정관은 “면접 시간 10여 분 동안 네댓 개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한 질문당 2분을 넘지 않도록 짧게 답하라”고 조언했다.

차 사정관은 “간혹 학생들이 전공적합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지식을 나열한다”며 “지식 자랑을 하려다 전공 교수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도리어 점수가 깎일 수 있다”고 했다. 추가 질문이 늘어나면 그만큼 면접시간을 허비하는 셈이어서 사전에 준비된 질문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수험생만 손해를 본다.

면접에서 활동 실적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을 때는 활동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경우일 수 있다. 이럴 때 서류에서 충분히 확인 가능한 활동 실적을 재차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 입학처장은 “면접관이 원하는 대답은 하지 않고 수험생이 강조하고 싶은 내용만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활동 결과를 강조하기보다는 활동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교훈, 활동 후 변화와 성장에 중점을 둬 대답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수험생 역할 번갈아 가며 모의면접 진행

대학 입학 담당자들은 수시모집 면접 대비 방법으로 “모의면접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면접 유형에 맞춰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진행해 보라”고 권했다. 인성·전공적합성 평가는 모의면접관 2~3명 앞에서 대화하듯 질문과 답변이 오가도록 진행한다. 집단토의는 4~5명으로 팀을 이뤄 사회 이슈를 주제 삼아 정기적으로 토론을 벌인다. 발표면접은 20~30분간 문제를 풀고 10분 동안 해석과 풀이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실제 면접 상황을 연출해 볼 수 있다.

모의면접을 진행할 때는 면접관과 수험생의 역할을 번갈아 해보는 것이 좋다. 임 사정관은 “면접관 시각에서 생각하고 궁금한 게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해 보라”며 “친구들과 서로 질문 목록을 교환해 점검하면 답변을 풍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의면접을 진행하면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비교·대조하며 본인의 활동기록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수 차례 반복해 확인해 봐야 한다. 인성면접은 제출서류에 기반해 사실 확인을 위한 질문이 많다.

모의 집단토의를 할 때는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주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익혀야 한다. 상대방을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인 자세로 토의에 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KAIST 윤달수 책임입학사정관은 “집단토의에선 창의력, 사고력, 의견 개진 능력뿐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과 리더십까지 평가한다”며 “상대방 주장 중 합리적인 것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의 중 의견을 밝힐 때는 결론을 먼저 말하고 근거를 한 문장씩 붙여 설명하는 식으로 단문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인다. 주장과 반박은 2~3분 동안 간결하게 말한다.

 발표면접에선 해석과 풀이를 말할 때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 용어와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 면접관은 해석과 풀이가 매끄럽지 못했을 때 수험생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를 알기 위채 추가 질문을 하게 된다. POSTECH 한성호 입학처장은 “답을 정확하게 맞혔는지보다는 풀이의 정확함과 논리성을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풀이 과정에서 적용하는 개념과 용어에 대해 수험생 스스로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는 부분까지 설명한 뒤 모르는 부분에 대해선 면접관에게 도움을 구하라”며 “힌트를 얻어 곧바로 풀이에 적용할 수 있다면 적극성과 적용 능력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면접 유형별 특징과 대비법

● 인성면접

-학생부·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에 기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추가질문이 이뤄진다.

-제출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면서 작은 활동 하나도 놓치지 않고 활동 내용과 그 때의 감상과 교훈에 대해 정리해본다.

-최근 독서활동에 대한 질문이 늘고 있다. 학생부에 정리된 독서활동과 기록을 점검하고 읽었던 책의 중요내용과 핵심을 다시 정리해둔다.

-가정환경 등 다소 민감한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당황한 나머지 울음을 터트리게되면 면접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평소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연습을 해둔다.

-면접 장소에선 대답할 때 과장하지 않고 진솔하게 말하되 짧고 간결하게 답한다.

● 전공적합성면접

-지원학과와 관련된 교수가 참여해 지원학과에서 필요한 학업능력과 소양을 평가한다.

-정확한 답이 있는 질문보단 지원자의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 학업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고력 평가 질문이 많다.

-평소 지원학과와 관련된 최근 이슈라든가 사회적 현상에 대해 정리해보고 이에 대한 자기의견을 생각해본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답변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나름의 완결성을 갖춰 답한다.

 
● 집단토의

-4~5명이 그룹을 지어 인문·사회·과학·철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의를 벌인다.

-의견개진 능력과 타인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용하는가 등의 의사소통능력과 리더십을 주로 평가한다.

-상대방을 이기려들지 말고 내 의견을 조리있게 말하면서 상대방의 의견 중 합리적인 내용은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평소 폭넓은 분야에 걸쳐 독서를 하고 다양한 사회이슈와 현상에 대해 찬반 입장을 번갈아 생각해보면서 생각의 시야를 넓힌다.

● 발표면접

-면접 전 20~30분 동안 지원학과와 연관된 문제를 풀고 면접관 앞에서 5~10분에 걸쳐 해석과 풀이를 발표한다.

-인문계열은 제시문을 근거로 주어진 주제의 배경과 이유를 찾아 인과관계와 자기 의견을 발표하는 문제가 많다. 자연계열은 수학·과학 구술면접과 같이 문제를 풀고 풀이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본인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개념과 풀이법으로 설명한다. 어설픈 지식으로 승부하려 했다간 면접관의 추가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점수를 깎일 수 있다.

-면접 전 준비실에서 문제를 완벽하게 풀지 못했다면 풀이의 대략적인 방향과 아이디어를 정리해 발표를 시작한다. 답이 정확하지 않아도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인정받아 점수를 얻을 수 있다.

-풀이가 막혔을 때 면접관들이 다음 단계로 유도하기 위해 힌트를 줄 때가 있다. 면접관이 알려준 힌트를 참고해 풀이에 곧바로 적용하는 재치와 순발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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