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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트리플약세 일시 끝날 가능

중앙일보

입력

전날 금융시장이 '트리플 약세' 로 급반전했다.

이는 지난 3-4월 트리플 약세과 5월 트리플 강세에 이어 6월 들어선 전형적인 보합세로 지루한 날을 보낸 다음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대세상승의 초입 운운하는 마당에 주가, 채권가격, 원화가치가 곤두박질친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제금융센터 김경엽 박사는 "금융시장을 둘러싼 해외 변수가 악화된 반면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며 "특히 미 증시 약세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외국인 매도로 거래소와 코스닥, 선물시장이 한꺼번에 하락했다" 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미 증시가 불안한 양상을 거듭하는데다 장중 환율 상승까지 겹쳐 증시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외국인이 현 - 선물 - 옵션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하락 압력을 가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0.18포인트 떨어진 608.78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 순매도를 보인 반면 개인만 홀로 매수 우위로 맞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백24억원, 1천3백85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2천11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도 나흘동안의 상승세를 접고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가까스로 20일 선은 지켜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0.73포인트 (0.88%) 하락한 81.76으로 마감했다. 장중 매도우위를 보인던 외국인이 장 막판 소폭 순매수로 돌아섬에 따라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개인은 1백38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이날 93억원이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에선 채권수익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펀더멘털이나 수급 측면에서 시장을 압박할 요소는 없었으나 기대를 모았던 예보채 3년물 딜링이 어려워지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

채권시장에서 국고 3년 수익률은 전주말보다 9bp (0.09%포인트) 오른 6.14%, 국고 5년은 12bp 오른 6.70%, 통안 2년은 3bp 오른 6.22%를 기록했다. 예보 3년은 낙찰 수익률보다 3bp 높은 6.30%, 예보 5년은 전주말보다 5bp 오른 6.94%에 거래됐다.

7월 이후 투신 MMF에 편입되는 국공채와 통안채 만기를 1년 6개월로 줄이려는 금감원의 방침이 다시 회자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3엔대로 급등한 엔화 약세를 반영하며 1300원대에 올라섰다. 마감 시세는 지난 15일 대비 8.5원이나 급등한 1300.5원. 6월 중 신고가를 경신하며 거래를 마쳤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유치한 외화가 시장에 공급될지는 아직 미지수. 전날 내내 이 물량 공급우려와 1299원대에서 기업체 매물 공급 증가가 계속됐다. 하지만 엔 환율이 올라가면서 부담이 높아졌다.

관심의 초점은 트리플 약세가 일시적일지, 아니면 상당 기간 계속될지 여부로 쏠린다. 국내 증시 여건이 눈에 띄게 호전되지 않는 와중 미국 변수가 불투명한 상황을 지속하는 바람에 나타나는 현상인지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빛증권 기업분석부 조상호 부장은 "미국 변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핵심 요인은 구조조정의 성과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트리플 약세의 지속 여부는 대우자동차와 현대투신의 해외 매각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고 말했다.

허의도 기자 <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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