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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평화” 한마디에 중·일 대화 모드 급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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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무력 충돌 위기로 치닫던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이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의 “평화 해결” 한마디에 대화 모드로 바뀌었다. 중국 미래 권력의 힘이다. 시 부주석은 가을에 열리는 18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 내년 3월로 예정된 전인대(全人大·국회 격)에서 국가주석 직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시 부주석은 21일 오전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엑스포(CAEXPO) 비즈니스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이웃 나라와의 영토·영해·해양 권익 분쟁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가 가장 먼저 태도를 바꿨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일본은 철저히 자기 잘못을 바로잡음으로써 대화와 담판으로 댜오위다오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지난 11일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이후 외교부가 대화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훙 대변인은 “앞으로 일어날 어떤 사태에 대한 책임도 일본에 있다”며 대일 경고와 위협을 했었다. 25일부터 열릴 유엔총회 기간 중 중·일 외교장관 회담도 추진된다.

 당도 반응을 보였다. 양옌이(楊燕怡)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부장 조리를 비롯한 당 간부들이 중·일 정당 간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4~27일 일본을 방문한다고 밝힌 것도 이날 오후다. 양 부장 조리 등은 방일 기간 중 일본의 집권 민주당과 자민당·공명당 등 정당 관계자들과 두루 만나 센카쿠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반일 시위는 소강 상태가 아니라 갑자기 폭력시위자 검거 사태로 돌변했다. 대일 유화 제스처다. 광둥(廣東)성 인터넷 매체 다허왕(大河網)에 따르면 선전시 공안당국은 최근 반일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차량 파괴와 상점 습격 등 폭력 시위 용의자 20명의 사진을 22일 공개 수배했다.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공안도 일제 차량을 운전하던 중국인을 폭행해 중태에 빠뜨린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고 수배에 나섰다. 반일 시위를 묵인하던 21일 이전과는 전혀 딴판이다. 특히 지난 10여 일 동안 베이징 공안당국은 폭력 시위를 묵인했었다.

 쑤하오(蘇浩)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일본의 일방적인 댜오위다오 실효지배 시대는 이미 종료됐다”고 전제하고 “이제는 대화를 통해 댜오위다오 해역을 중국과 일본의 공동관리, 중첩관리 상태로 만들어야 할 시점이며 영도자들이 이 같은 상황 전개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센카쿠 해역에서 일본 순시선과 대치했던 중국의 해양감시선과 어업감시선도 이날 현재 10척으로 줄었다. 한편 중국 국가해양국은 영토분쟁 지역에서 위성을 통한 감시관측과 더불어 무인정찰기 운용을 조만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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