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NBA] 레이커스 2연패 원동력

중앙일보

입력

80년대 미국프로농구(NBA)의 대명사 LA 레이커스가 2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정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특히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 최고 승률 기록을 세우며 챔피언에 오르자 LA 팬들은 매직 존슨과 카림 압둘 자바과 활약하던 80년대의 레이커스를 다시 만난 것 처럼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해 12년만에 정상에 오르며 한을 푼 레이커스의 우승 원동력으로 모래알같던 스타급 선수들을 잘 조화시킨 필 잭슨 감독의 용병술이 첫 손에 꼽혔다면 올해우승은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콤비'의 위력이 물이 오른 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닐과 브라이언트는 정규시즌에서 물과 기름처럼 서로 융합하지 못하고 앙숙처럼 지내는 바람에 레이커스는 시즌 초반 지난해 우승팀답지 않은 플레이로 중위권에서 해메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두 선수가 서로를 이해하고 타협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무서운 시너지 효과를 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레이커스는 서서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더니 막판 8연승을 거두며 서부컨퍼런스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11연승으로 챔프전에 올라 사상 초유의 전승 우승까지 노릴 정도의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비록 챔프 1차전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 연승 기록은 깨졌지만 레이커스는 15승1패, 승률 9할3푼7리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해 18년만에 플레이오프 최고승률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 모든 것이 오닐과 브라이언트의 존재 덕분에 가능할 수 있었다.

여전히 최고의 용병술로 각광받고 있는 잭슨 감독과 데릭 피셔, 릭 폭스, 로버트 오리 등 훌륭한 슈터들의 지원도 중요한 우승 요인이겠지만 전문가들은 두 선수가 이루는 '콤비 플레이'가 예전 존슨-자바와 비슷하고 슈터로만 이뤄진 마이클 조던-스코티 피펜보다 더 위력적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트리플크라운'(3개 부문 MVP를 휩쓰는 것)의 영예를 안았던 오닐은 더욱 위협적으로 변한 골밑 공격을 앞세워 앨런 아이버슨의 트리플크라운을 저지하며 챔프전 MVP 2연패를 달성,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현역 중 오닐을 저지할 선수는 없다는 것이 이번 챔프전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가운데 예전에는 조금 가벼운듯 했던 브라이언트는 비록 개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득점보다는 올라운드플레이어로 한 단계 성장, 호평을 받았다.

오닐과 브라이언트가 건재한 이상 내년에도 우승이 문제없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상의 무대로 돌아온 레이커스의 앞날이 밝아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