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딸을 위해 50대 어머니가 대리모로 나서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 사는 신디 로이첼(53)은 지난달 31일 ‘외손녀’를 낳았다. 그의 딸 에밀리 조단(32)은 2년 전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자궁 절제 수술을 받았다. 에밀리는 절제 수술 직전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내 목숨을 건지려고 아이를 포기할 때 마치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의료재단의 이사로 재직중인 어머니 신디는 절망에 빠진 딸을 바라보다 폐경기에 이른 여성도 시험관 아기 시술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뉴스를 떠올렸다. 그는 에밀리 부부에게 자신이 대리모가 되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에밀리는 “엄마가 대리모를 자청했을 때 상상치도 못한 일이라 비현실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카고대학교 난임센터를 찾았고, 신디는 몇 달간의 호르몬 조절을 거쳐 딸 부부의 수정란을 이식 받았다.
그리고 40주 뒤, 그는 제왕절개를 통해 건강한 외손녀 엘을 낳았다. 신디는 “내가 아이들을 기르며 느꼈던 기쁨을 딸 부부도 누리길 바랐다”며 “손녀를 안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내 결정이 옳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사진=AP통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