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오스카 ‘무한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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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31분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뉴시스]

소름 돋는 신인이 탄생했다. 브라질의 영건 오스카(21·첼시)가 유럽 축구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오스카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32강) 조별리그 E조 1차전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해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렸다.

 오스카는 전반 31분 애슐리 콜의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곧바로 전반 33분에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던 오스카는 레오나르도 보누치에게 발을 밟힌 후 부상 예방 차원에서 2-1로 앞선 후반 30분 교체됐다. 그러나 바로 후반 35분 유벤투스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는 2-2로 비겼다.

 오스카는 경기 후 “내가 정말 자랑스럽다. 항상 이번 경기처럼 골을 넣지는 못하는데 오늘은 들어갔다”며 기뻐했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첼시 감독은 “프리미어 리그와는 전혀 다른 경기였는데 오스카가 정말 잘해냈다. 그의 두 골은 기술적으로도 아주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정확한 패싱력과 빠른 플레이로 ‘제2의 카카’로 불리는 오스카의 활약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오스카는 15세 이하부터 20세 이하까지 모든 연령별 브라질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브라질이 포르투갈을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과 치른 런던올림픽 준결승전에도 중원사령관으로 나서 3-0 승리에 일조했다. 브라질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브라질 프로리그 SC 인테르나시오날 소속이었던 오스카는 이 같은 활약으로 지난 7월 2500만 유로(약 363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명문 구단 첼시에 영입됐다. 첼시의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디디에 드로그바(34·상하이 선화)의 등번호 11번까지 이어받으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그는 초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스카는 지난달 프리미어 리그 개막 후 계속 교체 멤버로 경기에 나섰지만 기대만큼의 실력은 나오지 않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성급한 팬들은 ‘거품 선수’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두 골로 오스카는 단숨에 ‘첼시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박소영 기자

영건 오스카

1991년 생(브라질)
1m80cm
66kg
브라질 인테르나시오날
2011 ~ 12시즌 36경기 11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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