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 합병작업 가시화되나]

중앙일보

입력

법원으로부터 정리계획안 인가를 받은 대한통운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측은 "서울지법 파산부가 보증채무의 처리방안을 확정함으로써 일단 회생의길이 확실히 트였다"면서 "앞으로 국내외 관심있는 업체들의 인수. 합병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14일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합병 의사를 밝힌 업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법정관리 직전 3-4개 국내외 기업들이 입질을 했었고 인수.합병이 법정관리를 벗어나는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점에서 채권단과 회사측의 노력도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부채처리= 법원에 제출한 정리계획안에 따르면 대한통운이 안고 있는 빚은 모두 1조4천661억원에 이르며 주채무 5천469억원중 4천285억원, 보증채무 9천192억원중 3천500억원을 갚아야 한다.

나머지에서 2천713억원은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전환을 받고 4천163억원은 탕감받는다.

상환기간은 담보 유부에 따라 다른데 담보가 있는 채무는 3년거치 7년 분할상환,담보가 없는 채무는 4년거치 6년 분할 상환해야 한다.

대한통운은 이같은 정리계획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1조2천600억원이며이중 부동산 등 고정자산만 9천200억원에 달해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어느정도 부채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연내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유통, 선박 등 부실사업분야를 정리해 비용부담을 덜고 지난해 흑자 255억원, 올 상반기 154억원(5월말 기준) 등 흑자기조를 이어간다면 예정보다 일찍 채무를 정리하고 정상화 수순을 밝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인수.합병 전망= 대한통운은 일단 자체 정리계획을 통해 회생의 길을 걸을 수있지만 변제시기를 앞당기고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인수.합병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합작 파트너이자 세계최대의 택배업체인 미국의 UPS. UPS는 95년 합작벤처인 UPS-대한통운을 세워 대한통운의 기업가치를 잘 알고 있는데다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들 가운데는 아직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없지만 지난해 대한통운의 법정관리 결정 직전까지 S, L그룹 등이 관심을 보여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러나 워낙 대한통운의 채무가 많은데다 최근 기업환경이 어려운 시점이어서인수의사를 선뜻 밝힐만한 기업을 국내에서 찾기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