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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분석 결과] 근로자 열명중 한명만 노조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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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로자 가운데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은 얼마나 될까.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1982년 20%대에 달했던 노조 조직률은 이후 계속 떨어져 99년 11.9%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말에는 10%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근로자 열명 중 조합원은 한명 정도라는 것이다.

◇ 조직률 왜 감소하나=노조 조합원 수는 민주화 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89년 1백93만2천여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이후 98년까지 해마다 수만명씩 줄었다.

99년 말 기준 노동조합은 5천6백37개로 98년 말보다 77개(1.4%) 늘었다.

조합원 수도 1백48만1천명으로 7만8천7백26명(5.6%) 증가했다. 조합원 증가분에는 99년 교원노조가 인정됨에 따라 전체 교직원 32만여명 중 8만7천여명이 노조에 가입해 이 인원이 포함됐다.

이 몫을 빼면 사실상 노조원 수 감소 추세는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노동연구원과 한국경영자총협회에는 이런 추세에 따라 지난해 말 조합원 수가 98년 수준인 1백40여만명으로 떨어져 노조 조직률이 10%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총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 기업 진출이 크게 늘면서 노조 대신 노사협의회로 노조원이 빠져나간 데다 제조업 근로자가 감소하고, 노조가 거의 없는 50인 이하 벤처기업이 증가하는 등의 현상이 중요한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 그래도 반복되는 대형 파업=노조 조직률은 하락하는데 해마다 대형 분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총 분석에 따르면 5백인 이상 직원을 둔 대기업의 노조 조직률은 70%선이다.

99년 말까지 조합 규모별로는 5백인 이상 대규모 노동조합이 4백8개(1백만8천여명)로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50인 미만 소규모 노조는 2천2백56개지만 조합원 수는 4만4천여명(3%)에 불과하다.

열명 중 한명꼴인 조합원 수에 비해 해마다 총파업 등 노조의 힘이 부각되는 것은 바로 조직이 잘된 대기업 노조가 분규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30대 그룹 중 삼성.두산 등 몇개 그룹을 제외하곤 대부분 노조가 조직돼 있으며, 가입률도 60% 이상이다.

◇ 강경 투쟁의 배경=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주도하면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반대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 정치적 이슈를 내세웠다.

또 효성 울산공장과 항공사 분규 등은 지난해보다 투쟁 강도가 훨씬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총은 최근 민주노총의 이같은 강성 투쟁이 기본적으로는 노조 조직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직률 하락이 노조의 세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회적 파장이 큰 사업장에서 강성 투쟁을 벌이는 일종의 '거점 시위'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측은 "조합원 수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노조가 없는 사업장이 많아 조직화만 제대로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며 "최근의 강경 시위는 기업 오너와 정치인의 부패, 빈부 격차 확대 등이 근본 원인" 이라고 말했다.

◇ 노조 조직률=조합원 수를 조직 대상 근로자 수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조직 대상 근로자는 정규직에 해당하는 상시 고용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를 더하고 여기에서 노조가 인정되지 않는 공무원을 뺀 집단을 말한다. 공무원 가운데 철도.체신 등의 기능직 공무원과 국공립 교원은 노조가 결성돼 있어 본인 의사에 따라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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