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수학 공부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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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동화 『신통방통 수학』 시리즈의 서지원 작가는 “수학을 동화로 풀어 기본 개념을 쉽게 녹이는 것이 수학 동화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기보다, 재밌어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작가가 있다. 그런 마음이 재밌고 쉬운 수학 동화책으로 탄생했다. 초등 저학년을 위해 『신통방통 수학』 시리즈를 펴낸 서지원 작가는 “재밌으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찾아서 하게 된다”며 동화로 수학과 친해지는 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서 작가의 책은 ‘곱셈이 사라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곱셈을 못하는 사람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같은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된다. 무조건 구구단을 외우기보다 ‘구구단이 왜 필요한지’ ‘구구단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구구단이 없는 세상은 어떻게 될지’ 같은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이 흥미를 이끄는 방법이다.

 “스토리텔링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책 읽기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문제의 뜻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문장능력을 갖춰야 스토리텔링 수학이 원하는 답을 할 수 있죠. 읽기부터 탄탄해야 문장을 해석하는 힘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텔링 수학 문제집을 풀어보고 학습 동화만 읽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반 동화책이나 소설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스토리텔링 수학을 할 수 있다. 주인공과 대화하기, 주인공에게 질문해보기, 결말 바꿔보기 같은 활동을 하며 수학적으로 풀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서 작가는 “꼭 책이 아니어도 생활 속에서 생기는 일들을 적어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수학 일기를 추천했다. 예를 들어 마트에 가서 생필품과 식품의 가격을 따로 나눠보거나 묶음 판매된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 중 어느 것이 더 가계에 도움이 되는지, TV 뉴스를 보며 인구 통계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우리나라 인구는 몇인지, 광역시 혹은 구 단위의 인구는 몇 명인지 알아보는 것도 이론적 수학이 아닌, 생활 속 수학으로 이끄는 비결이 되기 때문이다. 서 작가는 “생활의 모든 일을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는 활동을 꾸준히 하면 그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수학적 사고는 수리적 능력 뿐만 아니라, 언어적·창의적 능력까지 두루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초등 수학은 중학교에 입학한 후 수학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부터 무리하게 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을 진행하면 중학교에 올라가 갑자기 어려워진 고급 수학 앞에서 지레 겁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수학을 즐기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요즘 수학은 단순히 부모세대의 학습법인 공식을 외우고, 달달 푸는 형식이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한다. 아빠는 수학사 책을 읽어보자. 아이가 배우는 부분이 어떻게 탄생된 것인지, 누가 공식을 발견했는지, 그때 당시에는 어떻게 활용된 부분인지에 대해 설명해 주다 보면 공식을 따로 외우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엄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체험학습 시 아이와 함께 도자기에 숨은 수학, 그림에 숨은 수학을 찾아보자. 어려운 수학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수학이 숨어있을까 생각해 보고 인터넷을 통해 비슷한 개념을 찾아보며 체험학습 노트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역할을 충분하기 때문이다. 서 작가는 “아이가 수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 한 문제를 하루 종일 푼다고 해서 조바심을 내서는 안된다”며 “끝까지 아이가 스스로 풀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함께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는 것이 즐거운 수학의 시작이다”라고 전했다.

<김소엽 기자 lume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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