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정치신인 안철수의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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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아트홀에서 18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띄운 제3후보, 안철수(50)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이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며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제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를 하지 않고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의사·경영자·교수를 거친 그에겐 정치나 국정 경험이 없다. 뒷받침해 주는 정당 조직도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안 원장은 “정치 경험도, 조직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선까지 남은 90일 동안 유권자에게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다는 신뢰감을 주는 건 여전히 큰 숙제다.

 그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며 “이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지지율을 봐 가며 도중에 ‘공동정부’나 ‘책임총리’ 등의 조건으로 단일화를 할지, 아니면 12월 19일 대선까지 죽 독자노선을 갈지, 두 가능성을 모두 담은 발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박근혜-문재인-안철수의 3각 대결구도가 유동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안 원장이 말하는 새로운 변화는 정권교체를 해냄으로써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회견에서 박근혜·문 후보에게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국민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경쟁을 할 것과 선거 후에도 승자와 패자가 협력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조금은 갑작스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 박 후보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 “아버님(박정희)에 대한 이야기가 힘든 고뇌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자신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어 “지금까지 직업을 도중에 그만뒀던 적이 없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정치인으로 계속 활동할 뜻을 밝혔다. 지난 1월 안랩 지분 절반을 안철수재단에 넘긴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나머지 지분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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