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올때만 '식물인간' 살인범, 20년만에 들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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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죽인 뒤 징역형을 받았던 한 남성이 식물인간 행세로 20여 년간 형집행정지를 받다가 의사 출신 검사에게 덜미를 잡혔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김모(58)씨는 1991년 교통사고를 당한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며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해 징역 2년6월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하지만 김씨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유로 풀려났고, 가족들과 짜고 식물인간 상태로 위장해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김씨는 매달 경찰의 방문 검사 때마다 식물인간처럼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출신인 천안지청 송한섭 검사는 형집행정지 중이던 김씨가 식물인간에게서 발견되는 욕창이 없고 팔다리 근육이 정상인 점에 의심을 품었다. 송 검사가 직접 검진한 결과 김씨를 가짜 식물인간으로 판명했다. 검찰은 최근 김씨를 21년 만에 교도소에 재수감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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