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해놓고 향응 요구한 투캅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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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 강남의 경찰관 2명이 사건 관련자에게 식사 대접을 받았다가 내부 감찰에 적발됐다. 경찰에게 식사를 사 준 사람은 이들이 룸살롱 접대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논현2 파출소 소속 이모(46) 경사와 김모(45) 경사가 자영업자 장모(52)씨에게 향응을 받은 혐의로 청문감사실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관 2명과 장씨 등 4명은 지난 10일 강남의 한 고급 음식점에서 만나 28만원 상당의 식사를 했다. 식사비는 동석한 장씨의 지인인 박모(53)씨가 계산했다. 장씨는 지난 8일 오전 4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술집에서 소란을 피워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장씨는 이날 오전 5시쯤 논현2 파출소에 찾아와 “경찰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니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게 욕설을 했다. 경찰관은 장씨에게 수갑을 채워 체포했다가 풀어준 뒤 이날 모욕죄로 고소했다.

 이때 장씨를 풀어주는 과정에서 이모 경사가 명함 한 장을 주면서 “다음 날 얘기하자”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 경사는 장씨에게 ‘내일 저녁 식사 겸 소주 해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10일 고깃집에서 이 경사는 장씨에게 “모욕죄로 고소한 것을 취하할 테니 (수갑을 채운 것에 대해) 경찰청에 진정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장씨는 “식사 자리에서 경찰관이 룸살롱 접대까지 요구했으나 황당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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