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권교체 위해 백의종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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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는 16일 문재인 후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러면서 “축하한다”고 말했다. 퇴장하는 그를 향해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은 “손학규, 손학규”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그의 두 번째 도전은 이렇게 끝났다. 그는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도 2위로 정동영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손 후보는 이를 예감한 듯 이날 정견 발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고별인사를 하는 듯했다. 그는 “5년 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시베리아 동토로 나갔다는 비난을 들었다. 보따리 장사라는 말로 걷어 채이고,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다는 비난을 들을 때도 몸을 낮추며 오직 민주당을 찾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과 구민주당의 통합, 춘천에서의 칩거, 2010년 두 번째 당 대표 당선, 분당 보궐선거 등을 하나하나 회고했다. 이어 “민주당의 지지율이 뻗어 올라 새누리당을 10% 이상 앞섰을 때 총선 승리의 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제 얘기도 여기까지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또 “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두관·정세균 후보는 다음을 기약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득권과 특권과 패권과 계파가 없는 정치와, 그런 대통령을 만날 그날까지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했다. 정 후보 역시 “누구나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정세균의 꿈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당 내에선 김 후보는 차기 대통령을, 정 후보는 당권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선은 끝났지만 모바일 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최종 경선일에도 ‘근조(謹弔) 모바일 꼼수 부정선거’라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정현태(45) 대의원은 “당심(黨心)이 무시됐다. 수십 년간 당비를 내온 당의 주인이 홀대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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