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입생 70%, 서울 8개 대학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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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전국 25개 로스쿨에 입학한 신입생 10명 중 7명은 서울대·고려대 등 서울 지역 8개 대학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입생들의 학부 전공도 법학이 절반을 넘어 법조인 다양화라는 설립 취지를 제대로 못 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올해 로스쿨 신입생 2020명 중 70.5%인 1424명이 서울에 있는 대학 출신이었다. 로스쿨 신입생의 서울 편중 현상이 심한 상황이다. 올해 로스쿨에 한 명 이상 합격자를 낸 4년제 대학은 75곳이다.

 서울대가 341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334명), 연세대(278명), 이화여대(149명), 성균관대(107명), 한양대(101명), 경희대(58명), 한국외대(56명) 등 서울 지역 대학들이 8위까지 다 차지했다. SKY(서울·고려·연세대) 출신만 따져도 전체의 절반(47.2%)에 육박한다.

 명문대 로스쿨일수록 본교 출신 학생을 뽑는 경향도 뚜렷했다. 서울대는 올 신입생 153명 중 102명(66.7%)이 서울대 출신이었다. 본교 출신 비율이 전체 입학자의 3분의 2를 넘어선 안 된다는 법정 기준을 겨우 지키고 있는 셈이다. 고려대(55.3%)와 연세대(48.4%), 이화여대(46.8%) 등도 본교 출신이 절반에 달했다.

 출신 고교로 따져보면 로스쿨 입학생의 39%가 서울에서 학교를 나왔다. 이 중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있는 고교 비율이 10.4%나 됐다. 학부 전공별로는 법학 전공자가 1057명(53.7%)으로 가장 많았고 인문사회계가 445명(22.6%), 상경계가 192명(9.8%)으로 뒤를 이었다. 로스쿨이 있는 학교는 2009년부터 법학과를 폐지하고 자유전공학부 등으로 개편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법학 전공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유기홍 의원은 “법조인의 다양화·전문화를 위해 도입한 로스쿨이 특정 지역·학교와 전공 중심으로 입학생이 편중돼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로스쿨이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인재들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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