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책상에서 보고서만 만들어 … 현장으로 뛰쳐나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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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고경영자(CEO)들은 책상 앞에 앉아 화려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직접 현장으로 뛰쳐나가라.”

 이재현(52·사진) CJ그룹 회장이 중국에 모인 계열사 CEO들을 상대로 그룹의 글로벌 사업 부진에 대해 크게 나무랐다. CJ그룹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12~13일 연 ‘CJ글로벌 콘퍼런스’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는 이 회장과 이미경 CJ 부회장을 비롯해 이관훈 CJ㈜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변동식 CJ 헬로비전 대표, 이현우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푸드빌 대표, 손관수 CJ GLS 대표를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진 및 임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17년이 됐다. 그동안 외부적으로 비춰진 이미지는 나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은 그러나 “중국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보면 너무 미약하다”며 “유일하게 바이오만 기술력 기반으로 성과가 있었고 나머지는 존재감이 없다고 진단되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어 “이제 더 이상 장밋빛 목표나 구호가 필요한 게 아니다. 실행이다. CEO가 직접 나서라”고 주문했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은 ▶식품과 식품서비스 ▶홈쇼핑으로 대표되는 신유통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바이오 등 그룹의 4대 사업군이 모두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최근 들어 바이오 사업을 제외하면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중국 시장이 빠르게 내수형 소비시장으로 바뀌면서, 특히 문화 콘텐트 분야에서 CJ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발휘할 기회가 더 커지고 있다는 판단도 한 요인이 됐다. 실제 이 회장은 이날 “중국에서 CJ가 하는 사업은 모두 새로운 사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중국 방문을 마친 뒤 동남아와 미국·유럽·남미 등 그룹의 해외 사업 현장을 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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