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도‘통일항아리’힘 보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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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꼭 10년 전 평양에 서구식 쇼핑몰 사업을 해보려 방북했죠. 그런데 열악한 투자 여건 등을 접하고 보니, 이게 아니다 싶더군요.”

 김영호(63·사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미주 부의장은 재미동포 사회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대형 쇼핑몰을 소유한 재력가이자 의류 도매업체 영트레이딩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남북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 중 평양을 방문해 직접 목격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이다. ‘준비하지 않은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대북 투자보다 통일에 대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 민주평통 조직을 대표하는 직책을 맡은 그는 미국으로 입국한 130명 탈북자들의 대부 로 불린다. 각 지역 교민과 교회 등이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하도록 꼼꼼히 챙기고 있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그는 서울 용산 미군부대에서 일하다 1979년 도미했다. 댈러스에 옷가게를 열었으나 화재를 당했다. 몇 점 남은 젖은 옷을 벼룩시장에 팔다가 중저가 의류사업의 가능성에 눈떠 사업을 키워냈다고 한다. 여유가 생긴 후 100만 달러 규모의 장학금을 만들어 28년 간 해마다 15명 안팎의 한인 학생을 돕고 있다.

 그는 통일에 대비한 재원마련 프로젝트인 ‘통일항아리’에도 힘을 보탤 생각이다. 그는 “미주 지역에도 모금의 상징물인 통일항아리를 하나쯤 보내줬으면 좋겠다”며 “교민사회가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상징성을 띠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영종.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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