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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선출에 모바일투표 하는 나라 아직 없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87호 03면

“완전국민경선제를 위해 모바일 투표를 전면 도입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 한국 정치문화는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간다.”
장우영(정치학·사진)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모바일 투표가 선거 현대화의 핵심이며 국민참여를 이끌겠지만 정치문화 성숙이란 바탕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인터넷과 선거 캠페인’ ‘소셜네트워크와 선거정치’ 등의 논문을 쓴 전자투표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자투표 전문가,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은.
“투표의 기본인 비밀선거 원칙을 무너뜨릴 수 있다. 타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투표 가능성 등 부정행위 소지가 있다. 해킹위험, 시스템 오류 같은 기술적 문제도 있다. 또 휴대전화에 익숙지 않은 계층은 참여하기 어렵다. 따라서 도입하려면 ‘게임의 규칙’을 아주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정 수준의 오류는 받아들이겠다’는 의식이 필요한데 아직 우린 그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외국은 어떤가
“모바일 투표를 포함한 전자투표를 공직선거에 도입한 나라는 미국·일본 등 30여 개국 정도다. 다만 기술적 위험 탓에 총선이나 대선 같은 중요한 선거에 도입한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안다. 대통령 후보 선출에 전면적으로 도입한 나라 역시 없는 것으로 안다. 영국은 2000년대 초 지방선거에서 모바일 투표를 도입했다가 최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는데 기대만큼 투표율이 오르지 않았다. 기술적 문제도 다소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큰 이슈는 아니었다.”

-모발심(모바일 민심)과 당심(黨心)의 괴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데.
“교과서적으로 정당 후보는 당원이 선출하는 게 맞다. 1970년대 미국에서 개방형 경선제를 도입한 것은 당심을 좇아 후보를 뽑았더니 민심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혁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그런데 우린 이런 취지보다 흥행에 관심이 더 많다. 당의 중심은 당원이다. 국민 경선제를 하더라도 당원의 의견을 좀 더 반영하는 게 필요하다. 또 선거인단의 적극적 투표를 위해선 1000원이라도 참가비를 받는 게 좋다.”

-개선 방안은.
“정당이 모바일 투표를 도입했다면 외부에서 뭐라고 할 순 없다. 다만 공직선거에서 먼저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국가기관이 기술적 오류 범위 등을 고려해 게임의 규칙을 상세히 만든 후 단계적으로 지방선거, 총선거, 대통령 선거로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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