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진·응급콜·원스톱 시스템 … 분·초 다툴 땐 지역병원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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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찾아온다면? 또 가족 중 한 명이 심장마비(급성심근경색)로 쓰러져 버렸다면? 이때 병원 선택은 생명과 직결된다. 신속하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는지, 실력 있는 의료진이 협진을 하며 다양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환자의 생존을 결정하는 이른바 ‘골든 타임’ 이내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 환자를 후송해야 하는 것이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급성심근경색 등 심장혈관질환에서 이대목동병원이 눈에 띄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24시간 응급시스템이 가동되고, 신속한 협진 시스템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해서다. 심장혈관질환에서 지역병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질환센터를 소개한다.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는 24시간 응급시스템과 협진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한다. [사진 이대목동병원]

 
심평원의 평가기준 중 4개 항목서 100점 만점

이대목동병원은 심장혈관분야에서 독보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년 실시한 의료기관 평가에서 급성심근경색증 분야 1등급을 받았다. 급성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심장이 뛰지 않아 온몸에 혈액을 보내지 못하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른다. 특히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심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식물인간 또는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심혈관센터는 얼마나 이른 시간에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느냐가 평가기준이 된다.

 이대목동병원은 심평원의 평가기준 중 4개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만점을 받은 항목은 ▲혈전(핏덩어리)용해제 60분 이내 투여율 ▲경피적 관동맥중재술 120분 이내 실시율 ▲병원 도착 시 아스피린 투여율 ▲퇴원 시 베타차단제 처방률이다.

 이처럼 평가에서 이대목동병원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최신 의료장비와 치료 시설, 심장환자 전용 중환자실을 갖춘 덕이다. 특히 전문인력이 24시간 대기하며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1등급을 받은 배경이다.

24시간 전문인력 대기, 각과 의사 통합진료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는 2000년 개원한 이후부터 전문인력이 24시간 상주하며 심장혈관 질환에 대한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제공해 왔다. 심장혈관질환자가 오면 센터에서는 심장내과, 소아심장과, 흉부외과와 함께 심장마취과, 심장혈관 방사선과, 심장 재활의학과 등 각 분야 전문의들이 협진을 한다. 이들은 통합적으로 진료계획을 수립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방법이 무엇인지 끌어낸다.

 이렇게 협진시스템이 가능한 건 심장혈관센터에서 통합 외래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서다. 통합 외래센터는 원스톱 서비스가 자랑이다. 예약 및 접수부터 시작해 심장내과, 소아심장과, 심장혈관외과의 외래 진료, 심초음파검사 등 특수 검사까지 한 공간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환자들이 심장혈관 질환을 신속하고 편리하게 진단·치료받을 수 있다. 다른 병원들도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센터에 각과가 참여하는 공간을 확보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심장전문 치료시설·중환자실 통해 집중치료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의 또 다른 강점은 심장전문 치료시설과 심장중환자실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집중치료의 효율성을 높인다.

 이대목동병원은 최신 심혈관 조영기와 관련 시설을 갖추고 관상동맥 조영술, 관상동맥 내 초음파술,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 죽상반 제거술, 심장판막 성형술, 선천성 심장병 중재술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심장환자 전용 수술실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선천성 심장질환 교정술, 관상동맥 수술, 판막치환 성형술, 대동맥 및 말초혈관 수술 등을 시행한다. 심장환자 전용 중환자실도 운영된다. 심장 중환자실은 관상동맥 질환 집중 관찰실과 심장외과 중환자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심장환자 전용 중환자실은 신생아 중환자실과 내과계 중환자실, 외과계 중환자실과 함께 유기적으로 연결돼 심장질환 중환자에 대한 집중진료가 가능하다.

 이외에 이대목동병원은 심장관련 전문 클리닉을 함께 운영하며 치료 전후 관리를 도와준다. 고지혈증 클리닉과 인공심박동기 클리닉, 고혈압 클리닉, 성인병 가족상담 클리닉, 심장판막 클리닉은 심장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할 뿐 아니라 치료 후 재발하지 않도록 환자의 건강관리를 도와준다.

 혈전(피떡)이 관상동맥 막아 심장근육이 죽어가는 것을 급성심근경색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근육이 괴사되기 전에 혈액을 공급하도록 서둘러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심근경색 역시 흉통이 생긴 후 얼마나 빠른시간 내에 치료받느냐가 환자의 생존 여부를 가르는 주요한 요소다. 흉통이 발생하면 적어도 6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열어줘야 생존율이 높아진다. 심장마비가 발생해 4분이 지나면 뇌가 손상을 입기 시작한다. 이처럼 심장혈관질환자는 실력 있는 의료진의 신속한 치료가 관건이다.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가 지역 거점 대학병원으로서 질 높은 의료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환자 중심의 시스템과 역량 있는 의료진이 이뤄낸 결실이다.

이민영 기자

인터뷰 심장혈관센터 박성훈 교수

심장 전문의가 30분 이내 진료하는 응급 시스템 ‘튼튼’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를 지금의 위치로 이끈 이는 심장혈관 분야의 권위자인 박성훈 교수(순환기내과·사진)다. 박 교수는 센터가 문을 연 2000년부터 10여 년을 병원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초대 센터장을 맡았던 그는 심장혈관질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병원의 크기가 아니라 빠른 처치라고 생각했다. 접근성이 좋은 지역병원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에서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가 나아갈 길을 찾았다.

 박 교수는 “주변에 있는 초대형 의료기관들이 환자를 빨아들이고 있지만 신속한 처치가 중요한 급성심근경색은 지역 전문기관에서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대목동병원의 심장 분야는 여성질환, 위암·대장암에 이어 또 하나의 대표 브랜드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교수는 이와함께 급성심근경색의 치료에서 중요한 건 동네병원에서 얼마나 빨리 환자를 인근의 심장혈관병원에 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동네병원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으며 심장혈관센터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힘썼다. 이는 병원이 지역의 거점 심장혈관센터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박 교수는 “지역의 크고 작은 의료기관, 응급의료센터등과 긴밀한 협력 치료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가 가야 할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도 남다른 노력을 경주했다. 의료진을 인근 대형병원에서 교육을 받게 하고, 원내 응급콜 시스템을 통해 당직 심장내과 전문의가 30분 이내에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게 박 교수다. 이런 박 교수의 노력으로 센터에는 6명의 심장내과 전문의와 다수의 간호사와 의료기사가 있다. 이들은 각각의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추는데 이 같은 ‘팀 시스템’도 치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박 교수의 발상이었다.

 그는 “병원이 급성심근경색을 특화 할 수 있었던 건 지역밀착형 병원구조가 분초를 다투는 심장분야에서 빛을 발휘한 덕”이라며 “심장혈관 분야는 앞으로 이대목동병원의 또 다른 주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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