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형 아이폰5 삼성 부품 대거 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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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애플이 오는 12일 공개할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5’에서 삼성 부품을 대거 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 발표에 맞춰 주요 글로벌 통신사에 공급할 초기 물량을 생산하면서 삼성에 부품 공급을 주문하지 않았다. 대신 애플은 낸드플래시 모바일, D램 등 메모리칩을 SK하이닉스와 일본 엘피다, 도시바 등에 주문했다. LCD는 LG디스플레이, 재팬 디스플레이에서 받았다. 배터리는 중국 ATL, 일본 산요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공급처로 선정되긴 했으나 수백만 대에서 최대 1000만 대로 추정되는 아이폰5 초기 물량용으로는 주문을 받지 못했고 삼성SDI도 협력사로 뽑혔으나 배터리 주문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경우 삼성전자에서 조달했다. 당초 대만 TSMC에 제품을 주문해 시험했으나 수율(완성품 비율)이 만족스럽지 못하자 삼성으로 거래처를 바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각국에서 삼성과 특허 소송전을 벌이며 관계가 악화되자 애플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삼성전자의 부품 사용을 줄여오다 아이폰5 제조를 계기로 부품 공급처를 대거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애플이 삼성과의 거래를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올 초 뉴아이패드의 패널을 샤프와 LG디스플레이에서 조달하려다 품질 저하에 시달렸다. 영국 IT 전문 펀드인 폴리캐피털의 벤 로고프 매니저는 “부품의 품질은 제품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애플이 삼성과 거래를 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그동안 아이폰에 들어가는 40%(가격 기준)가량의 부품을 공급해 왔다. 애플이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구입한 반도체 등 부품의 규모는 10조원이다. 이는 삼성전자 매출의 약 6%에 해당한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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