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 성공을 가꾸는 사람들(6)

중앙일보

입력

오는 31일로 2002년 월드컵 개막 1년전이 다가온 가운데 월드컵 경기준비와 관련, 광주에서는 빼놓을수 없는 사람이 있다.

지난 95년 월드컵 광주 유치 신청부터 월드컵 경기장 건립까지 광주 월드컵을 전담해온 광주시 월드컵추진기획단 경기장 건립팀장 장상근(49)씨가 그 주인공. 지난 95년 광주시청 시설계장이던 장씨는 당시 광주시가 월드컵 개최를 신청할 때부터 위아래 동료 직원들로부터 월드컵 업무 적임자로 일찌기 점찍혔다.

건축학 전공을 100% 발휘, 평소 시의 각종 시설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한 솜씨를 인정받아온 때문이다.

자신만만한 그도 96년 광주시가 월드컵 개최도시로 확정돼 막상 월드컵을 준비하려고 하니 월드컵 업무를 맡게 됐다는 뿌듯한 자긍심도 저만치 달아나고 더럭 겁이 나기 시작했다.

주변은 물론 국내에 어디에서도 관련 정보를 얻을수 없었다.

우선 건축 관련 책자를 닥치는 구해 연일 읽고 메모하는 등 그야말로 대학시절로 돌아간듯한 생활이 시작됐다.

그리고 도출해낸 결론은 광주의 상징 무등산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국내는 물론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아름다움과 실용적인 면에서 뒤지지 않은 작품을 남겨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주말과 휴일에도 월드컵 추진본부 사무실로 출근,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어야 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거르지 않던 주일예배도 참석하지 못하는 바쁜 날이 이어졌다.

그동안 외국에도 3차례나 드나들었다.

일본에서는 돔구장의 설계 장점과 재료 관련 정보를, 미국에서는 유희 및 수익시설 정보를, 프랑스에서는 중수도 및 전기설비 등 에너지 절약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같은 각국의 선진 관련 정보가 적극 반영돼 광주 경기장은 무등산의 곡선과 잘 조화를 이뤘고 국내 기술진에 의해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고있다.

지난 99년 1월에 착공, 완공 2개월여를 남겨둔 광주 경기장은 파산 등으로 시공회사가 중간에 2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준공일이 착공 당시 계획했던 일정보다 3개월이나 앞당겨진 것은 장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성실하게 일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장씨는 "오는 9월 공식 완공식 행사때까지 2개월간 시험운영을 하면서 문제점을 보완, 광주 월드컵이 완벽히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이제 남은 것은 월드컵 경기 이후 경기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이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성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