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사업 떼돈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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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기자]

▲ 중심부에 건설된 빌딩.이런 건물들이 뱅갈로 시가지내 곳곳에 서 있고 건설 중인 곳도 많다.

이렇게 비싸다는 말인가.

1인당 소득 8000달러 가량 되는 도시의 중심부 땅값이 우리 돈으로 평당 1억∼1억2000만원.변두리권도 100만원이 넘는다.서울로 치면 영등포쯤 되는 곳도 평당 2000만∼3000만원 정도다.

빌라값도 변두리지역이 평당 400만원대,중간지대는 600만원,중심부는 1000만원이상.

어떤 도시 얘기냐고요?한국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좀 생소한 인도 뱅갈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다.

이곳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예전보다 못하다.일부 지역은 가격도 떨어졌다.그러나 거래는 그런대로 활발한 편이다.3층짜리 단독주택도 완공후 6개월정도면 임자가 나타난다는게 이곳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파트는 우리처럼 선분양이지만 공사 도중 조금씩 팔려 완공시점에는 거의 분양된다.

인도 남쪽에 있는 뱅갈로.세계적인 IT기업들이 몰려 있는 도시다.뱅갈루루라고 발음하기도 한다.인도에서 뉴델리ㆍ뭄바이ㆍ갤커타ㆍ첸나이 등과 함께 5대 도시로 꼽힌다.

뱅갈로 인도의 IT수도로 인구 유입 엄청나

뉴델리는 정치행정수도,뭄바이는 경제수도라고 한다면 뱅갈로는 IT수도로 불린다.
화이트 필드라는 IT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신도시가 건설돼 있다. 이곳에는 마이크로소프트ㆍIBMㆍ구글 등 세계 유수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그래서 뱅갈로를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은 많이 들어와 있을까? 생각보다 적다. 코트라 자료에는 LG소프트웨어ㆍLG CNSㆍCJ제약ㆍ삼성 소프트웨어ㆍ대웅제약 등 12개 업체가 진출해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CJ제약 등 몇몇 업체는 철수했고 다른 기업들의 활동도 활발하지 않은 듯 했다.한국 본사 홍보실 관계자들도 뱅갈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포진돼 있는 도시는 뉴델리와 뭄바이지역이고 첸나이에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다.
생활 관련 제품 판매가 주류인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경제활동이 활발한 지역에 포진해 있는 게 유리할 수 있지만 IT강국이라는 한국의 명성과 달리 뱅갈로에서의 활동상은 미미한 수준으로 보인다.

▲ 뱅갈로 시내 모습. 일반 주택가는 큰 건물도 없고 단독주택이나 저층 공동주택이 대부분이다.나무가 많아 쾌적해보인다.

그러나 뱅갈로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우선 기후가 좋다.한반도가 열대아로 잠못이루던 8월의 날씨는 우리 가을 기온과 유사했다.밤에는 반팔옷을 입기에는 좀 추운 느낌이 들었다.
남인도 하면 펄펄 끓는 고온의 기후로 인식되는 것과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의 가을날씨같은 기후에다 녹지많아 발전성 높은 도시

뱅갈로는 해발 800m정도의 고산지대여서 가장 덥다고 하는 4월도 평균기온이  32도 수준이다.그것도 습기가 별로 없어 그늘에서는 시원하다. 12월이 가장 추운 달인데 평균 15도 정도다.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때 남인도의 살인적인 더위에 힘들어 하든 차 이곳을 발견해 도시로 만들었다고 하니 열대지방에서 이만한 쾌적한 기온을 갖고 있는 도시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런 기후의 매력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래서 1981년 300만명 정도였던 인구가 1991년 400만명,2001년 500만명,2011년에 840만명으로 늘었다. 엄청난 증가량이다.

왜 이렇게 인구유입이 많았을까.외국기업들이 대거 유치됐기 때문이다.주변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이주한 것이다. 그러나 구직 수요 뿐만 아니다.날씨가 서늘하고 녹지가 많아 다른 지역보다 살기가 좋은 점도 인구를 끌어들이는 장점이다.

▲ 상가건물이 밀집해 있는 시내 중심부.옛날 건물들이어서 질서가 없어 보인다.그러나 중심부도 하나씩 재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이런 지역은 우리 강남처럼 신시가지형태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뱅갈로의 매력은 또 있다.교육도시라는 것이다.국제학교가 많다.뱅갈로에 150개의 각급 학교가 있다.인도 도시 중에서 영어 사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라는 것도 외국 기업 유치에 좋은 재료다.

우연히 첸나이에서 출장왔다는 한국인을 만났다.
"첸나이는 더위가 굉장합니다.공원도 적고 삭막한데 비해 뱅갈로는 매우 쾌적하네요"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말문을 돌려보자.
기후가 좋아 외국기업 유입이 많아지면 인구도 불어나게 된다.인구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그만큼 주택 등 부동산 수요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 시내 중심부에도 현대식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구시가지 재개발사업을 잘 연구하면 우리 업체들의 진출 기회도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 한인 인구는 한인회에 등록된 숫자는 900명 정도지만 미등록자까지 치면 1500명된다는 게 이병구 한인회장의 얘기다.대부분 학생ㆍ기업들의 주재원들이고 근래들어 창업자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병구 한인회장을 통해 이곳의 경제상황과 부동산 시장을 알아봤다.

▲ 10여년 전에 선교사로 인도 뱅갈로에 왔다는 이병구 한인회장. 이 회장도 5층 건물을 지어 사무실및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한국사람들이 할만한 사업이 뭔가.
"홈 스테이ㆍ게스트 하우스ㆍ미장원ㆍ스파ㆍ학원사업 등이 유망하다.이들 사업은 투자비 1억원 미만이면 할 수 있다."

-게스트 하우스는 어떻게 하나.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을 임대해 한국에서 출장오는 사람들에게 세를 주는 것이다.1개 룸에 2명 거주기준으로 1명당 하루 미국돈 150달러다.3끼 식사를 제공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방이 많은 3층짜리 단독주택을 월세 10개월어치를 보증금조로 선납하고 빌린다.보증금은 3000만∼40000만원된다.이것을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어 손님을 받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코인ㆍ엘리트 등도 우리 교포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다."


-외지인의 부동산 취득이 가능한가?
"부동산투자는 못하게 돼 있다.그러나 현지 업체와 공동사업으로 할 경우 가능하다.법인이 부동산 투자가 아닌 사옥 등으로 사용할 경우는 가능하다.우리 건물도 그렇게 해서 지었다."

-이곳 신문에 난 부동산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많이 비싸더라.
"그렇다.인도 하면 가난한 나라라고 인식되지만 주요 도시는 그렇지 않다.부자들은 엄청난 재산을 갖고 있고 뱅갈로 등과 같은 대도시는 산업발전으로 중산층이 꾸준히 생성되고 있다."


-부동산 중 어떤 사업이 유망한가.
"땅 개발사업이다.우리도 경험했지만 농지 등을 싸게 매입해 이를 주거지로 개발한 뒤 필지로 나눠 판매하는 것이다.개발기간은 대개 2년 정도 걸린다.개발 마진은 5∼10배 정도 된다.

개발사업은 현지 지주와 공동으로 많이 하는데 개발이익 분배는 지주3,개발사 7정도 비율로 나눠갖는다."


-부동산은 잘 팔리나?
"개발 사업 착수한 후 2년에서 2년 6개월내에 대부분 매각된다."

-한국 사람이 이런 사업을 할 수 있을까?
"현지 유력인과 짜고 해야 한다.대부분 개도국들이 그렇듯 여기도 공무원의 힘이 막강하다."


-인도사람 믿어도 되나?
"먼저 신의를 보여야 한다.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


-개발사례좀 볼 수 있나?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뱅갈로 동북쪽인 칼케레빌리지다. 이 지역에 과수원땅 1만2000평을 우리돈 20억원주고 택지로 개발 중이다. 이곳에도 상하수도및 전기시설 등을 다 갖춰 40∼60평 크기로 필지를 분활해 평당 230만원 판매하고 있다.개발기간이 2년에서 2년 6개월 정도 잡고 있는데 20억원 투자해서 개발이익이 200억원 정도 잡고 있다.이곳 택지개발사업은 이런 식으로 한다."

▲ 과수원 등 농지를 싸게 구입해 주택지로 용도변경하여 소규모 필지로 분활해 팔면 개발이익이 대략 10배 가량 된다고 현지 개발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도 현지업체가 개발해 분양중인 택지다.

-국내 업체나 개인들이 이곳에 진출하기 위해 조심해야 할 점은.

"변호사와 회계사를 잘 선임해 접근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처음 진입하려면 이곳 건설사 등과 공동사업으로 진행해야 한다.또한 힘센 고위 공무원과 결탁해야 사업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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