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주 성폭행범, 경찰에 충격 고백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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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성폭행 용의자 고종석(23)씨는 미니홈피에 '악법도 법이다'라는 대문글을 남겼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쓸 정도로 법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처엄 보였지만, 정작 그는 힘없는 여자 아이를 처참하게 유린한 흉악범이었다.
게임이 취임인 고 씨는 아이디도 '아이온텝섭최고^^'였다. 비공개로 운영 중인 이 미니홈피 다이어리에는 작년 11월30일 '비 오는 날 힘드러ㅜㅜ'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최근에 올린 글은 없었다. 고 씨는 생년월일과 이메일, 전화번호 등 기본정보는 비공개로 했다. 방명록과 다이어리에는 그의 동생이 남긴 글이 유일해 미니홈피에서는 친구 관계 등을 알 수 있는 글이 없었다.

중학교 중퇴 이후 막노동을 전전하며 대인관계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도 보인다. 프로필이나 사진첩에도 자신의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2008년 12월 문을 연 이래 3년9개월간 방문객은 1244명에 그쳤다. 방명록에는 그를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경찰청 과학수사센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권일용 경감은 2일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고종석에 대해 "타인에 대한 배려나 자신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유형"이라고 밝혔다. 고종석은 성폭행의 책임을 피해학생에게 돌리는 심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 경감은 고종석이 현장검증을 마치고 유치장에 입감된 이후인 지난 1일 오후 6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2시간30분 동안 광주 서부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그를 면담했다.
권 경감은 "고종석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표현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없어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권 경감은 "(고종석은)자신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날따라 자신이나 피해자가 운이 없어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성범죄자들의 공통 특성으로, 항상 상대방 탓을 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심리적 방어기제 투사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방어기제는 자신을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며 심리적 상처를 회피하려는 심리이다. 투사(Projection)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또는 동기를 타인에게 돌리는 것(귀인·歸因)하는 것을 말한다.

투사는 자신의 욕구나 문제를 옮게 깨닫는 대신 다른 사람이나 주변에 탓을 돌리고 진실을 감춰 현실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어기제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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