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27)에게 우승은 간절했다. 출중한 기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는 프로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팀을 잘못 만나서 고생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요한도 이날 “유독 결승전과는 인연이 없었다”면서도 “LIG가 한 번쯤은 우승을 해야 배구도 더 재미있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요한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단순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23점)을 올린 것만이 아니었다. 점프도 좋았고 타점도 높았다. 시즌을 앞두고 강도 높은 근력 훈련으로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었다.
김요한은 팀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인정받아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18표)로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우승 욕심이 컸다”며 “힘든 훈련을 소화한 것이 우승의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LIG는 김요한의 활약에 잔뜩 고무돼 있다. 수원컵 우승의 여세를 몰아 정규리그에서도 삼성화재-대한항공 양강 판도를 뒤흔든다는 계획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LIG는 지난 6월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장신(2m7㎝) 오레올 카메호(26)를 영입했다. 김요한이 수원컵에서만큼만 활약을 해주고 이경수-카메호가 뒤를 받쳐 삼각편대가 제대로 돌아간다면 어느 팀과도 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