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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누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비난하는가

중앙일보

입력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 레드삭스)가 부상을 당했고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아메리칸리그의 올스타 유격수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만약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를 말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메이저리그에 대해 문외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로는 로드리게스에게 올스타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드리게스는 전 소속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의 팬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갖는 모든 구장에선 엄청난 야유와 비난을 받고 있다. 무혈입성으로 보였던 올스타 출전이 넘기 힘든 산으로 뒤바뀐 것은 그가 받고 있는 천문학적인 연봉 때문이다.

랜디 존슨(애너하임 에인절스)과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보다 더 애정을 쏟았던 매리너스 팬들의 미움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반면 다른 구장에서의 비난과 야유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분석된다.

그가 야유를 받을 단 한가지 이유는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으로 계약했다는 것 외에는 없다. 그는 비난받을 만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 1년 사이에 바뀐 것이라고는 연봉액수 뿐이다.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보다 성숙해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팬들은 필드에서의 실력보다는 그의 계약 조건을 들먹인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올스타 선발출장은 어려운 게 사실. 지역 팬들의 투표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뉴욕이라는 대도시를 연고로 둔 지터나 모든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오마 비즈켈(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이 현재로선 더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이 많다.

팬들의 이러한 맹목적인 야유가 지속된다면 단지 올스타 선발이 아니라 전체적인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야유의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 194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팬들은 팀의 간판타자 루디 요크를 단지 '야유'만으로 반 시즌동안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그의 연봉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비난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나 지터에게는 왜 아무런 비난을 하지 않는가?

단지 더 많은 돈을 받는 것이 비난의 이유라면 지나치게 치사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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