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단독주택 거래 활발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권 단독주택 매매거래가 잘 된다.

낡은 집을 허물고 원룸형 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지으려는 수요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다세대주택 건축 규제가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이자 일찌감치 기존 주택을 사 올해 안에 건축허가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강남 일대 단독주택값이 상승세를 띠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논현동 6m 도로변 단독주택값은 평당 6백만~8백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최고 평당 1백만원정도 올랐다. 원룸주택 사업이 많지 않은 개포동 단독주택도 평당 7백만~7백50만원에 이른다.

제일생명 북쪽 반포동 단독주택값은 평당 6백80만~7백2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평당 30만~50만원 뛰었으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한다.

서초동 씨티랜드 안시찬 사장은 "10평 안팎의 원룸형으로 지어 월세를 놓으려는 수요 때문에 단독주택 거래가 활발해졌다" 면서도 "다세대나 다가구주택으로 다시 지을 때의 수익성을 철저히 분석한 뒤 매입에 나서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고 말했다.

내년부터 다세대주택의 경우 일조권 확보.인접 주택과 이격거리 요건 등 건축기준이 강화되고 연면적에 지하주차장과 폭 1m이내의 발코니도 포함될 예정이다.

건축 전문가들은 다세대주택 수익성이 현행보다 3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내년부터 건축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저금리 체제가 오래가자 단독주택을 사서 원룸 등 임대형주택으로 지으려는 사람들의 상담이 하루 10건 이상 된다" 며 "특히 신축규제가 강화되기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많다" 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서초구청에는 서둘러 건축허가를 얻어내려는 발걸음이 부쩍 많아졌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다세대.다가구주택 건축허가는 1백9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1월엔 21건에 불과했으나 4월엔 71건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서초구도 1백90여건으로 지난해보다 25% 정도 늘었다.

이는 물론 강남구와 서초구 등 일부지역에 국한한 현상이긴 하나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단독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룸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만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면 안된다고 충고한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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