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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유격대의 기습 … 게릴라성 폭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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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게릴라의 어원은 ‘작은 싸움’ ‘승강이’ 등을 뜻하는 스페인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주로 비정규 유격대를 가리키는 의미로 쓰인다. 19세기 초 이베리아반도 전쟁이 그 계기가 됐다. 당시 스페인 민중은 영국 군대와 힘을 합쳐 프랑스 나폴레옹 군대와 맞서 싸웠다. 주로 소규모 병력으로 프랑스군 배후를 기습하는 유격전술을 폈는데 이런 유격대를 게리야(guerrilla), 그 대원을 게리예로(guerrillero)라고 불렀다. 프랑스·영국군이 따라 부르면서 게릴라란 단어가 전파됐다는 말이 전해온다.

 게릴라전의 핵심은 ‘치고 빠지기’다. 예상치 못한 시간·장소에서 적을 급습한 뒤 상대가 전열을 정비하기 전에 재빨리 퇴각하는 전술이다. 매년 이맘때면 급습하는 ‘게릴라성 폭우’의 특징도 마찬가지다. 장기간 넓은 지역에 비를 뿌리는 장마전선과 달리 일시적으로 생긴 강한 비구름이 좁은 지역에 순간적으로 ‘물폭탄’을 쏟아붓고 사라진다. 언제 어디에서 출몰할지 모르는 게릴라처럼 정확한 예보가 힘들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지난 15~16일 중·남부 지방에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주말에도 대기 불안정으로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오겠다고 17일 예보했다. 중부지방에는 다음 주 중반 이후 또 몇 차례 강한 비가 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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