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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체에 투영된 삶·죽음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예술적 순수성과 대중적 감성을 고루 갖춘 사진계의 스타' .

중견 사진작가 구본창(48.계원조형예술대) 교수를 이르는 말이다. 그는 패션, 영화포스터 등의 대중적 장르를 포함, 사진과 미술의 범주를 넘나들며 사진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가 개관이래 첫 사진전으로 '구본창전' (4일~6월24일) 을 기획한 것도 이같은 평가가 바탕이 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가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1985년부터 올해에 이르는 기간의 대표작 34점이 출품됐다. 자신을 포함한 인체와 자연 등을 소재로 인간의 실존,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천착해온 작품들이다.

작품세계는 크게 3시기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85~90년의 기간은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평가된다. '열두번의 한숨' 이 자화상을 통해 내면을 표현하는 시도였다면 '긴 오후의 미행' 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색의 표현이다.

90~98년은 인간, 동식물, 곤충 등의 생명체에 대한 사색에 몰입한 기간. 특히 '태초에' 는 재봉질로 이어붙인 종이에 인화하는 기법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작품이다.

동일하게 복제할 수 있다는 사진의 특성 대신 유일성을 추구했다. 거대한(175x490㎝) 손과 발 이미지에 대해 작가는 "누더기처럼 기운 자국은 세월과 육체의 상처를, 실은 인연을 통해 얽혀있는 삶을 각각 나타내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98년의 '시간의 그림' 연작부터 달라져 현재까지 이어온다.

대상을 직접 드러내고 개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물이미지를 숨기면서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회화풍의 분위기로 바뀐 것.

'화이트' '눈' '자연의 연필' 연작이 이런 계열에 속한다. 부대행사로는 11일 오후2~5시 삼성본관 국제회의실에서 강연회^25일, 6월5일 오후4~6시 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입장료 어른 4천원, 학생 2천원.

(http://www.rodin.co.kr) 02-2259-7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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