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안철수의 생각』 이후 광주·부산의 생각을 묻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조사(7월 23~27일)에 따르면 ‘안철수·박근혜 양자 대결’에서 광주·전남의 경우 안 원장 지지율은 75%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에선 32% 안팎이던 지지율이 책 출간 이후 40%로 올라갔다. 교보문고 부산점 이춘구(36) 대리는 “책 출간 첫날 300부를 서점에 갖다놨는데 반나절 만에 다 나갔다”며 “요즘도 하루 150권 이상은 꾸준히 나간다”고 말했다. 적어도 광주·부산에선 ‘안풍’이 부는 셈이다.
#광주 2일 정오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 바닷장어와 간고등어·갈치를 파는 고종성(75)씨가 말한다.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면 천상 안철수가 되것제. 박근혜하고 둘이 싸우면 안철수가 이기지 않겄소.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고, 안철수는 정치를 안 해 봤어도 사람이 깨끗한께.” 반찬가게를 하는 김봉식(46)씨도 “대세는 안철수 아니요. 단일화된다면 당연히 지지율 높은 사람한테 갈 것잉께.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사람으로”라고 말했다. 주부 김혜진(50)씨는 “안철수씨가 정직하고 바르고 괜찮은 것 같아 책을 샀다”며 “민주당으로 단일화하면 좋겠지만 혼자 대선에 나와도 될 것 같다”고 했다.
12·19 대선을 넉 달쯤 앞두고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의 ‘정치 DNA’는 요동치고 있었다. 2002년 대선 때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리고 ‘노풍(盧風: 노무현 바람)’을 만든 광주는 지금 안 원장을 향해 뭉치는 양상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19~21일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안 원장에 대한 광주의 지지율은 30.1%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울(28.2%)보다 높고 부산(17.6%)의 두 배쯤 됐다. 안 원장의 책은 광주의 충장서림에선 ‘16년 개점 이래 단기간 최고 판매(14일간 1600여 권)’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민주당 최철 전 광주시당 위원장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크지만 광주는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고 기대에 따라 민심이 달라져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새누리당의 아성인 부산에서도 미묘한 민심의 흐름이 포착된다. 3일 만난 부산 정치권 인사들은 ‘안철수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 2002년 노무현 후보가 얻은 30%선 지지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경대 총동창회 하정태(50) 부회장의 말이다. “사람들이 안 원장 책을 많이 사는데 대선에 나올 경우 지지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2030세대는 처음부터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고 6070세대의 박근혜 지지심리에도 균열 조짐이 엿보인다.” 길거리 민심도 실제로 그랬다.
2일 부산 서면의 한 대형 서점에서 만난 이지열(60·퇴직 공무원)씨는
다산리서치 강태문 대표는 “야당 후보 단일화가 되고 분위기를 타면 안철수가 43~45%는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11총선 때 출마했던 차재원 전 정의화 국회부의장 비서실장도 ‘지지도가 40%대 후반에 육박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이진복 의원은 “지금도 안철수 지지가 30%쯤 나오지만 본격 검증을 거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안철수의 책을 읽어보니 자기 생각이라 할 것도 없고 국가관도 위험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