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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펀드 올 수익률 15.1%… 곡물값 강세 이어질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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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호 20면

농산물 펀드
맑음

곡물 가격은 하반기에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농산물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손재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곡물 수확량이 급감해 비가 내려 가뭄이 다소 해갈되더라도 값이 쉽사리 내리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 골드먼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셸(25.4㎏)당 8달러인 옥수수 값은 연내 10% 이상 높은 9달러 부근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다만, 단기간에 농산물에 베팅한 헤지펀드 등 투기자금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옥수수 선물시장에서 투기자금의 순매수 포지션(선물 거래 시 매수잔고와 매도잔고의 차액)은 7월 중순 현재 30만6000계약으로 한 달 전의 3.4배로 늘었다. 이석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차익을 챙길 만큼 챙긴 투기자금이 발을 빼면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익률 극과 극… 원자재 투자 기상도

농산물 값이 오르면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은 당연히 좋아진다. 국내 판매되는 농산물 펀드는 대부분 옥수수·콩·밀 등 미국 생산량이 많은 곡물에 투자한다.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수익률은 28.3%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농산물지수를 추종해 투자하는데 이는 밀·옥수수·대두·설탕 네 가지 농산물에 투자한다. 역시 옥수수·콩 등에 투자하는 우리애그리컬처인덱스펀드는 올해 수익률이 22.8%다.

주식시장에서는 비료생산업체인 조비·효성비앤비 등이 곡물값 상승 수혜주로 꼽힌다. 작황이 좋지 않을 때 작물의 생육을 돕는 비료가 잘 팔릴 거란 추측 때문이다. 하지만 쪼들리는 농가가 비료를 더 살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비료업체가 곡물값 상승의 혜택을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입 곡물을 원료로 밀가루·과자·라면·두부 등을 만드는 CJ제일제당·삼양제넥스·대상·오리온·농심 등 식품기업의 주가 전망은 대체로 좋지 않다. 실제 곡물 가격 상승이 본격화한 6월 이후 주가는 CJ제일제당(-13.9%), 삼양제넥스(-5.3%) 등 대부분 하락세였다. 한국은 일본·멕시코에 이어 연 700만t의 곡물을 수입하는 세계 3위 곡물 수입국이다. 밀·옥수수 등 전체 곡물 수요의 90%가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박환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곡물값 상승분은 4~6개월 뒤 국내 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세인 소비자물가지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곡물값 상승은 금융 투자자들에게는 호재일지 모르지만 실물경제에선 기업과 가계 모두에 부담이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그 공포가 소비심리마저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값 상승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석진 애널리스트는 “식품 가격의 인상으로 소비자가 과자·아이스크림 등의 소비를 줄이면 식품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넘어 내수시장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 펀드
흐림

국제유가는 미국 등 서방 진영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논의가 본격화한 3월, 미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10달러 가까이 올랐다. 일각에서는 서방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빚어질 경우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후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국제 석유 수요가 줄어들 거란 전망이 이란 리스크를 압도하면서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내려 6월 말 배럴당 70달러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이후 반등해 이달 3일 91.4달러를 기록했지만 연초 같은 급등세는 당분간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상품시장팀장은 “7월의 반등은 그동안 유가가 워낙 많이 내린 데 따른 저가 매수세의 유입일 뿐 의미 있는 상승은 아니다. 하반기에도 세계 원유 수요가 하향 국면이라 유가가 오르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영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과장은 “유가 상승 요인인 이란의 정세 불안과 하락 요인인 유럽·중국의 경기침체가 상쇄돼 당분간 배럴당 100달러 밑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상반기 원유 값 급락 때문에 원유 선물 등에 투자하는 원유 펀드의 성적은 좋지 못하다. 설정액이 137억원으로 국내 원유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삼성WTI원유펀드와 설정액 80억원으로 둘째인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가 모두 -13%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등 정유업체들도 유가 하락으로 정제 마진이 줄어든 탓에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금 펀드
흐린 뒤 갬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은 2월 온스 당 1700달러를 기록한 후 하락해 현재는 1500~1600달러대를 오간다. 손재현 애널리스트는 “금은 전통적으로 최고의 안전자산이었지만, 최근 미 달러화에 유휴자금이 몰리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 인덱스와 금값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달러 인덱스가 오를 때 금값은 떨어지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값이 너무 오른 탓에 지금은 쉬어 가는 기간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채현 한국시장경제연구소장은 “금값이 3년간 80% 올랐기 때문에 웬만한 투기자금은 이미 다 차익을 챙기고 나갔다”고 말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이석진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하반기 중에 3차 양적완화(QE3)를 하게 되면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금으로 몰려 금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나 은행이 판매 중인 금 관련 상품은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으로 국제 금 시세에 연동하지만 운용사나 은행의 투자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금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KB스타골드펀드가 5%로 가장 좋다. 하지만 신한BNP파리바의 골드펀드는 -8%대로 나쁘다. 은행권 금 예금통장의 90%를 차지하는 신한은행 골드리슈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5%로 저조하다.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 순)
노진영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과장
박환일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
손재현 대우증권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상품시장팀장
윤채현 한국시장경제연구소장
이석진 동양증권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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