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가 분양시장 치열한 경쟁보여

중앙일보

입력

아파트단지 내 상가분양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상가는 수요자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보이면서 낙찰가도 껑충 뛰고 있다. 상가분양에 골머리를 앓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대우건설 유인목 부장은 "저금리 체제가 오래가면서 굴릴 곳을 찾지 못한 여윳돈이 상가로 몰리고 있다" 며 "특히 요즘에는 아파트 점포수를 적게 해 독점상권을 보장하는 것도 투자자를 끄는 요인" 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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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임대주택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소형아파트값이 많이 오르고 월세 이자율도 내려가자 완전한 월세 체제가 정착된 상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바뀌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LG건설이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LG빌리지' 단지 내 상가 17개 점포를 분양한 결과 1백51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19명이 응찰한 1층의 11평짜리 점포는 내정가가 1억6천9백만원이었으나 낙찰가는 3억9천8백여만원이나 됐다. 다른 점포 낙찰가도 대부분 내정가를 웃돌았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말 내놓은 서울 연희동 대우아파트 상가 9개 점포도 평균 4.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주택공사가 12일 안산 고잔에서 공급한 27개 점포에도 4백50명이 참가했다. 동부건설이 18일부터 수의계약으로 분양한 서울 길음동 상가 25개 점포는 이틀 만에 22개 점포가 팔렸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분양을 미뤘거나 당분간 계획이 없었던 업체들도 잇따라 상가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상가를 분양받을 때 가장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 배후아파트 가구수와 상가 면적. 가구수는 적은데 점포가 많으면 투자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가구당 점포면적이 작을수록 상가가 활성화하게 마련이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업체들이 상가 분양을 통해 돈을 많이 벌려고 가구당 점포면적을 법정 최대허용치인 1.8평(6㎡)에 가까운 점포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점포를 분양받았으나 영업이 활성화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골탕먹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에 분양되는 아파트상가는 대부분 가구당 점포면적이 1평을 밑돌아 어느 정도 독점상권이 보장된다. 문래 LG빌리지 상가도 가구당 0.19평에 불과하며 영등포 대우드림타운 상가도 0.22평이다.

점포가 작더라도 배후 아파트의 가구수가 적으면 상권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배후아파트 단지가 최소 5백가구 이상이어야 투자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이왕이면 대로변에 붙은 상가가 유동인구의 흡수라는 측면에서 훨씬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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