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파 北 김정은이 직접 그린 골프장 모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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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나무 밑에 벤치를 설치하라’는 의미로 직접 글과 그림을 넣은 유원지 관련 서류.

북한 김정은(28) 국방위 제1위원장이 골프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달 25일 문을 연 능라인민유원지에 미니골프장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부인 이설주(23)를 동반한 준공식 방송에는 “김정은 원수께서 미니 골프장을 돌아봤다”는 설명 등 골프장 관련 내용이 세 차례 나왔다. 특히 지난달 30일 공개된 기록영화에는 ‘미니골프 설비를 설치할 데 대한 지시집행 대책보고’란 문건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공사가 한창이던 3월 29일 김정은은 “골프 설비 사이에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을 문건에 친필로 지시하면서 큰 나무 밑 그늘에서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그림까지 직접 그려 넣고 설명도 달았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이 서구 자본주의적인 것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서방 유학(스위스 베른) 경험 때문으로 보이며, 외부에 개방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도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골프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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