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 방치하면 큰 코 다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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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무척나은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정주환원장

특별히 하는 운동도, 무리한 일을 한 적도 없는 김성주씨(서울 능동, 50세), 5개월간 지속적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우측 어깨 통증으로 관절 전문 병원을 찾았다. 그 동안 제대로 된 전문적인 진단 없이 근처 한의원 등에서 침, 뜸, 및 주사 등으로 치료를 받아봤지만 효과가 1-2주 밖에 지속되지 않아서가 그 이유이다. 가까운 의원에서 X-ray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으며, 힘줄이 늘어졌다는 말 외에는 특별한 말은 듣지 못했다. 전문병원을 방문하여 진찰 후 시행한 MRI 검사상 ‘회전근개 파열’이라 진단 받고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수술을 시행 받고서야 어깨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연세무척나은병원 어깨상지관절센타 정주환원장은 “어깨질환은 통증의 정도로 심각성을 따질 수 없으며, 이유 없는 미미한 통증이라도 1달이상 지속되는 경우 정확한 진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근래 들어 막연히 오십견이라 잘못 진단받아 중요한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어깨전문의의 진료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다음은 정형외과 전문의 정주환원장으로부터 ‘회전근개파열’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문답식으로 알아보았다.

특별히 무리하거나 다친 적도 없는데 회전근개(어깨 힘줄)가 파열되나?
어깨 관절은 다른 어떤 관절보다 운동 범위가 넓고 하루 움직이는 횟수 또한 수천 번이 넘는다. 따라서 다른 관절보다 빠른 40대 전후로 하여 퇴행성 변화가 시작된다. 개인의 어깨 관절의 특징에 따라 이보다 더 빨리 진행되기도 하는데 견관절을 둘러싼 어깨 힘줄에서 가장 먼저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회전근개(어깨 힘줄)이 가장 많이 파열된다. 어깨가 계속 아파서 전문병원에 갔더니 회전근개 파열이라 진단받는 경우는 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작 본인의 어깨 힘줄 파열의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졌거나 헬스, 베드민턴, 탁구, 야구 등 팔을 위로 들어올려 하는 운동을 하는 경우 회전 근개 파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아주 심하게 아픈 것도 아닌데 회전근개가 파열 된 것이 맞나?
회전근개 중 상완이두장건은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주범이 되는 힘줄이다. 상완이두장건은 주위 힘줄에 생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이 생기면서 어깨 통증이 오는 경우가 흔하다. 주로 손상되는 회전근개 중 하나로 극상건 파열 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통증보다 흔하며 어깨 아래쪽 상완부와 팔꿈치까지 방사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에 이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며 상완이두장건에 생긴 염증이 가라앉거나, 상완이두장건 완전 파열로 진행되는 경우 통증이 사라지기도 해 다 나은 줄 착각하게도 한다. 가장 흔히 생기는 회전근개 파열인 극상건 파열은 완전파열 직전까지는 통증이 증가하는 시기가 있지만 완전하게 파열되면 장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통증이 호전되거나 사라져 잘못된 진단을 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회전근개가 파열되고 그냥 놔두면 안되나?
답은 간단하다. 그냥 놔두면 안 된다. 손가락의 작은 힘줄이 끊어져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다면 모든 환자들이 당연히 봉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회전근개는 몸통에 더 가깝고 큰 관절로 상지 말단의 관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힘줄의 크기나 두께 또한 더 크며, 작용하는 힘도 크다. 하지만 무릎과 달리 체중을 부하하는 관절이 아닌 어깨 관절에서 파열 직후에 느끼는 불편감이 적어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 파열이 되었음에도 통증과 약간의 운동장애에 의한 불편감이라 느끼며 이를 방치하는 경우, 파열의 크기가 증가할수 있다. 또한 오랜 기간 방치하거나 잘못된 주사로 파열된 힘줄이 위축 및 유착되는 경우 봉합의 기회 조차 놓치게 되어 건이식술, 건이전술 및 인공관절술등 좀 더 복잡한 수술과 재활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견관절 운동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이 회전근개의 파열을 방치하여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이 때는 인공 관절 치환술을 시행하며, 어깨통증의 방치가 환자 본인의 고유의 관절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까지 가기도 한다.

파열되면 모두 수술해야 하나?
회전근개 파열은 손상기전, 힘줄의 종류, 파열 크기와 침범한 힘줄의 두께에 따라 치료방침이 결정된다. 견갑하건 등이 외상에 의해 파열된 경우 반드시 봉합술이 필요하며, 극상건의 부분파열이 미미한 경우 운동요법, 주사요법 및 체외 충격파 치료 등으로 조기 치료하여 수술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깨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은 어떻게 하는 건가?
수술은 절개가 필요 없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하는 터라 회복과 재활이 빠르며, 조기 진단 후 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는 수술 결과 또한 탁월하다. 회전근개 파열의 방치는 회전근개의 위축과 유착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지방 변성 등을 일으켜, 봉합을 해 놓아도 역할을 못하는 ‘생명력을 잃은 힘줄’이 되는 경우가 있어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회전근개의 위축, 유착 및 지방 변성이 심한 경우를 “봉합할 수 없는 회전근개 파열”로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도 많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인대 이식의 방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본원에서는 봉합할 수 없는 회전근개에 대해 인대이식을 전문적으로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인대 이식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막아 환자 본인의 관절을 유지할 수 있으며, 어깨 통증 없는 일상과 스포츠 활동으로 복귀가 가능할 수 있게 되었다.

도움말 : 정 주 환 원장(연세무척나은병원 어깨상지관절센타)
이나경기자(nk.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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