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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찾아 떠나는 여행 - 허브 농원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에 있는 원평허브농원.5백여평의 비닐하우스에 들어서니 80여종이나 되는 허브의 진한 향이 코를 찌른다.

이름은 더러 들어봤지만 직접 보기 힘들었던 허브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다.

달콤한 향에 흠뻑 취해 현기증마저 난다.민트와 케모마일을 혼합한 향긋한 차를 마시다 보면 천국이 따로 없는듯 싶다.

딸 이윤아(수원시 영화초등5)양과 동행한 최명순(40.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씨는 "처음 보는 허브가 많고 아이들과 꽃향기를 맡으며 하루를 보내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고 말한다.

신지원(22.고대 철학과3)씨는 "평소 허브에 관심이 있었던 차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친구와 같이 찾아왔다" 며 "허브농원은 처음이지만 농원에 들어서면서 맡은 진한 허브 향에 매료됐다" 고 신나 한다.

국내 최초로 벤처기업 인정을 받은 원평허브농원의 이종노(41)사장은 "대다수 사람들은 허브를 외국 식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인삼.구기자도 허브의 범주에 들어간다" 며 "허브는 비누.샴푸.오일.소금.향수 등 생활용품에 널리 쓰이기 때문에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다" 고 강조한다.

허브는 향기가 나며 약이 되고 먹을 수 있으며 음식의 조미료로 사용되는 모든 풀을 말한다.

외국식물뿐 아니라 흔히 접하는 쑥.민들레.창포.황기 등도 여기에 속한다. 허브는 일반인도 쉽게 재배할 수 있다. 아파트에서도 통풍이 잘되는 앞 베란다에 내놓고 물만 조금씩 주면 저절로 큰다.

고려대 농과대학원 원예과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5년 전 첫 수업시간에 만난 허브의 매력에 빠져 허브 키우는 일에 나섰다. 학교에 남아 공부를 계속하라는 주위의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허브 연구를 위해 스스로 전문농부의 길을 택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에는 벤처기업 인증까지 따냈다.

이씨는 "식물적 가치로 버릴 것이 없는 허브는 고기능성 제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고 말한다.

바구니 안에 정원을 축소시켜 놓은 허브 생화 바구니와 1백% 천연 허브향을 이용한 공기청향제는 이씨가 개발한 대표적인 아이디어 상품이다.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허브 생화 바구니는 재료비 2만원만 받고 현장에서 만들어 준다.

이씨는 비닐하우스 밖에 있는 3천5백평을 4월부터 주말 허브 농원으로 평당 10만원씩에 분양한다. 회원에게는 1년간 허브를 식재(植栽)해 주고 수확한 허브를 이용한 제품도 만들어줄 계획이다.

국내 허브산업은 최근 들어 붐을 이루고 있지만 이웃한 일본에 비해 역사나 규모 면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 일본에서는 1940년 홋카이도(北海道)에 라벤더가 도입된 이후 80년대부터 향기여행이 관광상품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국적으로 3백여곳의 허브 마을이 있으며 지바(千葉)현에 있는 '허브 아일랜드' 는 매년 6백여종의 허브를 체험하려고 몰려드는 20여만명의 향기여행객들로 붐빈다.

이에 비해 한국은 88년 국내 처음으로 '창수허브랜드' 가 문을 열었고 그 후 '봉평허브나라' '허브아일랜드' '원평허브농원' 이 뒤를 이었다.

▶가볼만한 허브농원

원평허브농원=최근에 세운 농원으로 한강이남 수도권지역에서는 가장 가깝다.주변에는 경부고속철도 공사로 어수선한 것이 약간은 흠이다.국내에서 가장 권위를 자랑하는 허브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5백50∼6백명이 클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허브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 허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질문도 친절하게 대답해주며 토론방과 자료실등 다양하고 유익한 볼거리도 다양하다. 아무리 바빠도 1주일에 서너번 허브와 관련된 일기를 실을 정도로 애정이 대단하다.

허브아일랜드=9천여평의규모에 넓은 야외정원과 자그마한 연못 ·실내온실 ·민박 ·산책로를 갖춰놓고 있다.

입장료를 받지 않고 무료개방한다.주부들을 위한 허브 공예교실을 운영한다.허브로 린스 ·비누 등을 만드는데 10명이상의 단체면 재료비(린스 1만원,비누 ·초 5천원)만 받고 강좌를 실시한다.10여분 거리에 신북온천이 있어 온천욕도 겸할 수 있다.

창수허브랜드=국내 최초의 허브농원으로 최고 규모(4천평)의 온실과 야외 농원(1만평)을 운영하고 있다.회원에 가입하면 2년간 무료로 온실을 관람할 수 있으며 허브제품을 구입하면 10% 할인해준다.가입비는 2년간 3천원.

◇봉평허브나라=평창강의 최상류인 흥정천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유럽의 별장을 연상케하는 기념품관 ·레스토랑 ·숙박시설(6실)이 마련돼 있다. 허브 향이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의 음식(제육정식 ·닭찜정식 ·두부전골 ·한정식) 등이 매력적이다.

숙박시설은 취사·목욕시설을 갖춘 콘도식 원룸으로 테라스에 바비큐 그릴이 설치돼 있다.2인실 6만원,4인실 8만원.5∼10월까지 대인 2천원,소인 1천원의 입장료를 받는다.20분 거리에 ‘메밀꽃 필무렵’의 작가인 효석의 생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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