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풍경 고운 '아름다운 우리 강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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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속의 '고향의 봄' 을 연상케하는 밝고 화사한 색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산과 언덕, 마을과 기와집, 논밭과 나무가 저마다 평화롭고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오는 11~17일 서울 광화문 세종갤러리 1, 2 전시실에서 열리는 원로 서양화가 이한우(73) 초대전 '아름다운 우리 강산' 전은 화려한 민화풍의 풍경화를 보여준다.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첫 기획전이다.

1천5백호의 대작을 필두로 5백호 25점, 1백호 10여점 등 널찍한 캔버스에 마음껏 향토적 아름다움을 그려냈다.

화면에서는 검은 윤곽선의 치밀한 선묘로 그려낸 윤곽선이 눈에 띈다. 그 선이 굵고 대담할 때는 힘과 단순미가 두드러지고, 가늘고 섬세할 때는 잔잔하고 장식적인 느낌을 준다.

윤곽선 안쪽에는 청색과 자주, 노랑과 갈색, 담홍과 적갈색을 화사하게 채워넣었다. 화면구성은 원근법에 의한 입체감이나 시선을 집중시키는 초점이 없이 평면적이다.

모든 소재가 똑같은 중요도를 가지고 수평적인 시점에서 그려진 옛 병풍화와 같은 방식이다. 인물이 등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지도 않을듯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화면을 전체적으로 보면 민간화된 노장사상에서 유래된 이상향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그림의 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고있으면 친숙하고 따스한 느낌이 든다. 논밭과 나무와 언덕의 아름다움은 때묻지 않은 마음속 고향풍경이기도 한 것이다.

30대 중반에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작가는 1972~79년 국전에서 6차례 특선과 문공부 장관상 수상을 기록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의 M&B 갤러리초대전은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02-399-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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