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플라이언스 제조업체 '하지 말아야 할 일 & 해야 할 일'

중앙일보

입력

필자는 정말 잘 팔리는 인터넷 어플라이언스를 만드는 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지금으로써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 즉 매력적이면서도 저렴한 어플라이언스를 만드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 많은 인프라와 기술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예비 제조업체들을 위해 필자의 생각을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정리해봤다. 특히 쓰리콤, 넷플라이언스, 게이트웨이 등의 어플라이언스들이 버려진 채 난무하는 시장에 진출할 만큼 대담무쌍한, 혹은 어리석은, 소니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에게 이런 생각을 들려주고자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

-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단 하나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필자는 사람들이 몇 대의 컴퓨터를 갖고 있는 가정과 신규 사용자들을 위해 단일 장비를 만들 거라고 말하는 것을 끊임없이 들어왔다. 마치 이런 고객들이 똑같은 것을 원하기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파워 유저들과 컴퓨터 공포증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 다이얼업 모뎀에 의존하지 말 것. 소니가 e빌라(eVilla)를 두고 56kbps로 세상에 연결시키는 엔터테인먼트 장비라고 말하는 건 정말 웃기는 일이다. 컴퓨터 공포증 환자들은 컴팩과 MSN이 만들었던 e-메일 및 브라우징 기반 어플라이언스가 유용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시장은 광대역을 사용하는 가정 및 사무실에 있다.

- 이더넷 접속에 의존하지 말 것. 어플라이언스들은 홈PNA를 통해서나 802.11b(무선 LAN) 기술을 이용해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더넷 케이블을 어플라이언스 사용이 적합한 장소로까지 끌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플라이언스를 시시때때로 가지고 다니고 싶어한다. 간단한 접속이야말로 핵심 사항이다.

- 서비스를 ISP와 연결시키지 말 것. 소니는 고객들에게 인터넷 접속과 4개의 e-메일주소를 제공하고 21.95달러를 받는다. 컴퓨터 공포증 환자에게는 주효한 방법일지 모르지만, 다수의 컴퓨터를 소유한 가정은 이미 인터넷 접속(DSL이나 케이블 모뎀)을 갖춰놓고 다수의 컴퓨터, 어플라이언스, 기타 장비 사이에서 접속을 공유할 것이다.

- 서비스 수입으로 하드웨어 비용을 보충하지 말 것. 이것이야말로 기업들이 그들의 ISP를 사람들에게 강요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즉 휴대폰 기업들이 하듯이, 손해 보면서 하드웨어를 팔고 그 손해를 서비스 비용으로 벌충하는 식이다. 소니가 사람들이 대가를 지불할 정도로 매력적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이런 방법이 먹혀들지 모르지만 그것은 기초 접속과는 별도로 판매돼야 한다.

- 299달러를 넘지 말 것. 필자가 목격한 모든 어플라이언스들은 현재 판매 가격인 499달러의 절반 정도가 돼야 한다. 그래야 많은 한계가 있음에도 추천하기 쉬울 것이다.

해야 할 것

- 전통에서 벗어난 어플라이언스를 만들 것. 필자는 커뱅고(Kerbango) 인터넷 라디오를 애용한다(지금 필자는 인터넷을 통해 캐나다 라디오를 듣고 있다). 얼티밋TV(UltimateTV)는 인터넷 어플라이언스의 정의를 왜곡시키고 있지만 가정용 인터넷 장비를 예시하는 또 다른 사례이기도 하다.

- 끈질기게 추구할 것. 필자는 이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지나치게 악담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싶다. 그들은 사실상 성공적으로 개척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을 개척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필자가 비판 대상으로 삼는 몇 가지 타협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지금 당장 시장에 참여하고 싶다면 무엇인가 해야 하는 소니 같은 기업들이 행한 타협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어플라이언스 시장

우리는 PC 같은 어플라이언스에는 진정한 시장이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진정한'' PC를 만드는 비용은 항상 어플라이언스 제작 비용과 거의 맞먹을 것이기 때문에 PC를 구매하는 편이 항상 더 나을 것이다.

MS가 윈도우 XP로 지향하고 있는 방향을 살펴보면서, 필자는 어플라이언스가 제공하려고 하는 사용상의 용이성을 다목적 PC의 유연성과 함께 저렴한 PC에 제공하는 MS 웍스(Microsoft Works) 버전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이런 문제를 극복하게 될까? 그럴 것 같다. 필자는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의 일부분을 수행하거나 비디오 리코더와 스테레오 시스템 같은 새로운 장비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이 가능한 장비를 좋아한다.

정보를 이용하고는 싶은데 컴퓨터를 설치해놓는 것이 꺼려지는 집 근처 장소에서 단순한 e-메일·브라우징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돈을 지불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것을 상상해보면 바로 문제가 생긴다.

당신은 필자의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리스트에 추가할 것이 있는가? 그들이 우리를 위해 좀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필자가 도울 수 있도록 토크백을 통해 많은 의견 올려주기 바란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