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코리아 부당 회계로 본사 2억여불 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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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업체인 L&H는 한국 법인인 L&H코리아의 불법적인 자금유출과 부당한 회계처리로 큰 손해를 봤다며 L&H코리아와 한빛은행 등 4개의 관련 은행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들 신문은 L&H의 최고경영자(CEO) 필립 보드슨의 말을 인용해 "소송은 수일 안에 제기할 것이며, 한국 법인에 대해선 파산을 신청할 계획" 이라고 보도했다.

L&H측은 지난해 말 실시된 국제회계법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의 회계감사 결과 1억달러가 한국 법인에서 불법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 과정에 한빛.하나.조흥.신한은행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L&H는 또 지난 3년간 그룹 전체로 볼 때 모두 2억6천만달러가 부정하게 회계처리됐는데 상당 부분이 한국 법인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세계 3대 음성인식업체로 꼽히던 L&H는 1999년 범일정보통신을 액면가의 1천배가 넘는 6백억원에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 빠르게 성장해 왔으나 과다한 부채에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법인의 나스닥 거래가 정지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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