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NBA 정상, 돈만으로는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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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으로는 안된다. "

미국 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억만장자 구단주 폴 앨런의 재력을 십분 활용, 최근 수년 동안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해 올해 우승을 장담했다.

시즌 개막 당시 연봉 총액이 8천6백만달러로 리그 평균 5천만달러보다 72%나 많았다. 여기에 시즌 중 워싱턴 위저즈가 연봉(1천만달러)에 비해 활약이 터무니없이 떨어지는 애물단지 로드 스트릭랜드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자 덥썩 영입했다. 우승 가능성을 1%라도 높일 수 있다면 돈은 얼마든지 퍼부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연봉 1천만달러가 넘는 선수는 6명(스코티 피핀.라시드 월러스.아비다스 사보니스.숀 켐프.데이먼 스터드마이어.스트릭랜드)이 됐다. 팀은 연봉 상한선(샐러리캡)을 50% 이상 초과해 엄청난 '사치세' 까지 부담 중이다.

그러나 성적은 돈과 비례하지 않았다. 트레일블레이저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했지만 9일 현재 48승29패로 서부지구 6위여서 확률상 우승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장기 고액연봉 계약을 해 동기가 부족한 선수들이 희생이 필요한 팀의 리더 역할을 맡지 않으려 한다. 선수간에 "왜 내가 저 친구보다 더 뛰어야 하는가" 라며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

스트릭랜드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숀 켐프는 문란한 생활에 절어 1백30㎏이 넘는 몸을 이끌고 코카인 중독 재활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올 시즌을 포기했다. 월러스는 난폭한 성격을 참지 못하고 테크니컬 파울 신기록을 세우며 경기를 망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스는 고액연봉 가도를 개척했지만 팀 내부에서 "이 길이 아닌 것 같다" 는 자성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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