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가니에냐 프로코펙이냐

중앙일보

입력

다저스의 제5선발투수 경쟁이 새로운 2 라운드에 돌입했다.

올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서부터 다저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누가 팀의 제5선발투수로 낙점되느냐에 대한 문제였다.

스프링캠프동안의 왕년의 다저스의 에이스였던 라몬 마르티네즈와 캐나다 퀘벡 출신의 떠오르는 신예 에릭 가니에(24) 간의 제5선발투수자리를 놓고 벌였던 치열한 경쟁은 결국 라몬 마르티네즈가 부상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방출됨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마르티네즈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가니에로선 바야흐로 다저스의 선발투수진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가니에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난 것이다. 도전자는 바로 호주출신의 또 다른 신예인 루크 프로코펙(23).

에이스 케빈 브라운(36)이 발목 인대 부상으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대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프로코펙은 지난 4월 7일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올시즌 그의 첫 선발피칭에서 7과 2/3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는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일약 다저스의 유력한 선발투수 후보로 떠오르게 되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최강의 중심타선을 상대로 과감한 승부를 펼쳐 강타자 배리 본즈에게 삼진을 2개나 뽑아내는 등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에 비해 에릭 가니에는 지난 4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서 승패기록없이 5이닝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기는 했지만 안타를 7개나 허용하는 등 어딘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에이스 케빈 브라운이 한국시간으로 수요일에 벌어지는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서부터 선발로테이션에 복귀하게 됨에 따라 둘 중 한 선수는 떨어져나가야 할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다.

현재상황으로 L.A.다저스의 짐 트레이시 감독은 일단 가니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프로코펙에게는 한차례 정도의 선발등판 기회를 더 준 뒤 브라운 복귀이후 그를 불펜으로 기용할 것인지 아니면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 선발투수 수업을 더 받게 할지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에서 프로코펙을 강력한 선발투수로 키우려는 욕심이 강하다. 따라서 아마도 메이저리그에서 일찍 올려 불펜이 앉히는 것 보다, 트리플 A인 라스베가스로 그를 보내서 착실히 선발투수 수업을 받게 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코펙은 지난 시즌 더블A인 앨버쿼키에서 바로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바 있다. 즉 트리플 A에서조차 피칭을 해본 적이 없을 만큼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것이다.

프로코펙이 빅리그 선발등판에서도 날로 눈에 띄는 성장함에 따라 가니에 입장으로는 그의 앞으로 있을 선발등판 경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설령 프로코펙이 트리플A로 내려간다고 할 지라도 그가 앞으로 부진 할 경우 언제든지 프로코펙을 불러 올려 그의 자리를 메꾸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시즌 전부터 치열했던 다저스의 제5선발 경쟁이 시즌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 만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에릭 가니에와 루크 프로코펙. 두 젊은 미래의 다저스의 에이스간의 경쟁을 지켜보는 트레이시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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