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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무릎 연골 치료 300만원 수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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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호 18면

요즘 나이든 사람들 사이에 줄기세포 치료가 화제다. 가령 무릎이 아픈 노인 셋이 모이면 으레 줄기세포 치료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인공 관절 수술을 받으면 한 달가량 입원을 해야 하는데 줄기세포 치료는 한 시간 만에 수술이 끝나고 2~3일 안에 퇴원을 할 수 있다. 기적의 치료처럼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중년 남성들의 관심도 높다. 몇 해 전 무릎 부상으로 상당 기간 투어를 접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재기에 성공해 올 시즌 PGA 투어에서 벌써 3승을 올리고 있다. 이런 소식이 골프를 치거나 운동으로 부상을 당한 중년 남성들에게 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는 줄기세포 성형술이 인기라고 한다.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줄기세포 화장품도 피부 재생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과연 줄기세포는 젊음과 건강을 지켜주는 기적의 신약일까. 삼성서울병원 줄기세포치료센터 김동익(혈관외과·사진) 교수에게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삼성서울병원 줄기세포치료센터 김동익 교수 : 줄기세포치료

-줄기세포 치료가 뭔가. 어떻게 하나.
“골수나 지방·제대혈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몸속에 넣는 시술이다. 일반 세포는 피부에서 채취하면 피부로만, 뼈에서 채취하면 뼈로만 자라지만 줄기세포는 줄기가 퍼져 나가는 것처럼 근육·피부·뼈·혈관·신경 등으로 분화돼 조직을 재생시킨다. 손상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코팅하듯이 덮어씌우거나 주사로 줄기세포를 주입한다.”

-적용되는 부위는 어디인가.
“연골·피부·심장·관절·항문 등이다. 그중 연골을 재생시켜 주는 줄기세포 시술이 가장 일반적이다. 닳아 없어진 연골에 줄기세포를 도포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시술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가 이 시술로 효과를 봤다고 한다. 유방 확대나 필러 시술 등 성형 수술에도 쓰인다. 흉터나 여드름 등을 치료하는 피부 흉터 치료술도 있다.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해당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심근경색·관절염·크론병 환자에게 사용되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있다. 주사제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뇌경색·치매 등 20여 질환에 대해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임상 시험 중이거나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무릎 연골을 재생시켜주는 줄기세포 시술은 무릎이 아프면 누구나 받을 수 있나.
“15세 이상부터 50세 이하의 환자 중에서 외상 등으로 연골이 손상됐거나, 연골 손상 크기가 최대 10㎡를 넘지 않는 환자에 한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일부 병원에서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 연화증 환자도 이 시술로 효과가 크다고 광고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연골이 약해져 생기는 연골 연화증은 연골이 닳아 없어진 게 아니라 약해진 것이기 때문에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할 필요가 없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세포 재생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받지 않아야 한다.”

-효과가 있나, 안전한가.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연골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주입된 줄기세포가 연골이나 인대 세포로 성장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됐다. 절개가 필요한 일반 수술에 비해 시술이 간편해 한 시간 안에 시술이 끝난다. 후유증과 통증도 적은 편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어디에서 받을 수 있나. 비용은.
“연골 줄기세포 치료는 심평원에 요양급여행위평가신청서를 제출한 전국 40여 개의 정형외과에서 받을 수 있다. 심평원에서 따로 병원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 직접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술은 비급여로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300만원 정도다. 심근경색증 환자의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심근경색 치료제(하티셀그램-AMI)는 전국 정형외과 100여 개 병·의원과 삼성서울병원·서울의료원 등 10여 곳의 대형병원에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관절염 환자의 연골 손상을 개선하는 관절염 치료제(카티스템)와 크론병 환자의 상처 치유에 도움을 주는 치료제(큐피스템)는 올 하반기부터 병원에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관절염 치료제는 1회 투여 비용이 500만원, 심근경색 치료제는 1800만원이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러 해외 원정을 떠나는 사람도 있는데.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임상시험이나 시술을 하려면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기준이 없어 치료가 자유롭다. 이 때문에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국내에서는 상용화되지 않은 시술을 중국에서 받고 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자칫 마루타(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대상)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꼭 해외에서 시술을 받기를 원한다면 해당 국가 기관의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거나 상용화가 된 시술에 한해 받는 게
좋다.”

-줄기세포 성형도 인기라는데 안전한가.
“복부나 허벅지 등의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가슴에 넣는 줄기세포 유방 확대술이 있다. 보형물을 넣기 부담스러운 여성에게 적합한 시술이다. 피부를 팽팽하게 하는 시술도 있다. 움푹 파인 다크서클이나 팔자주름에 줄기세포를 주입한다. 필러나 보톡스에 비해 자신의 지방과 줄기세포를 주입한다는 장점이 있다. 화상·여드름·모공으로 인한 흉터 치료에도 이용된다. 줄기세포에서 성장인자가 분비되면서 피부가 재생되고 콜라겐이 형성돼 흉터가 새 살로 메워져 흉터를 없앤다. 현재까지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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