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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보고서 "한국기업 자구노력 부진"

중앙일보

입력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한국이 외국의 장기투자 유치에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기업들의 자구노력이 부진하고 부채를 줄이지도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계간지 '금융과 개발(Finance & Development)' 에 실린 '동아시아의 기업 리스트럭처링' 이란 보고서는 이같이 분석했다.

세계은행의 윌리엄 마코 선임분석가는 이 보고서에서 아시아의 위기극복 과정을

▶장기 대책 : 기업들이 빚을 내 무모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

▶단기(3개월)대책 : 채무초과 기업이지만 회생 가능할 경우 재빨리 유동성을 공급

▶중기(6~18개월)대책 : 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이라는 세가지 관점에서 다뤘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장기 및 단기 대책은 성과를 거뒀으나 중기 대책인 기업의 구조개혁이 특히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경비 절감이나 비핵심 사업영역의 매각을 통한 자구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이에 따라 외자 유치에 주력할 수밖에 없어 1998~1999년에 자산은 9%가 늘어났지만 기업의 부채는 실제로 1%밖에 줄지 않았다" 며 "기업들이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를 갚지 않고 자산을 추가로 획득한 것이 문제였다" 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계간지에 실린 '동아시아의 국경을 넘는 인수.합병(M&A)' 이란 보고서는 한국이 부실기업을 처리한 대표적 방법인 '부채의 출자전환' 은 실패한 족벌 경영자의 입지를 축소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뒀지만 근본적인 기업의 경영개혁에는 못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철호 기자 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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