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 경매시장 달아올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7일 서울지법 북부지원이 실시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4단지 21평형 아파트 경매입찰에는 14명이 경쟁을 벌여 김모 (40)
씨가 감정가의 83%에 낙찰했다. 지난 2월 경매에 부쳐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5단지 17평형은 8대 1의 경쟁끝에 낙찰가가 감정가의 93%로 높았다.

최근 법원 경매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다. 괜찮은 물건 응찰자는 보통 10여명 이상이고 담보권 등 권리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아파트도 입질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 왜 인기 인가 = 월세로 돌리는 소형아파트가 많아 아예 집을 사려는 세입자가 많아졌다. 저금리로 주택임대사업이 인기를 끌자 임대사업자도 가세하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연 12~17%인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투자자는 낙찰한 뒤 세를 놓으면 은행금리 (연 6%)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감정가 대비 낙찰가)
은 지난해 말 81%선에서 지난 3월 83%선으로 올랐다.

20평형대 이하 소형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값의 80~90%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경매를 통하면 전세금 수준에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유승컨설팅 강은현 사장은 "중소형아파트는 보통 세금.부대비용을 빼고도 시세보다 10% 이상은 싸게 살 수 있다" 며 "앞으로 당분간 소형 전세물건 품귀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보여 세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고 말했다.

◇ 모자라는 돈은 잔금대출 = 낙찰대금이 모자라면 경락잔금대출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경락잔금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은 조흥.주택.한미.외환은행, SK.교보.흥국생명 등 약 10여 곳. 자세한 정보는 (http://www.joinsland.com) 참조

특히 일부 금융기관은 저금리 정책에 맞춰 최고 연 11%인 대출금리를 7.5~8% 선으로 내렸다. SK생명은 지난달 경락 잔금대출금리를 연 8~11.7%로 종전보다 0.3~0.7%포인트 낮췄다. 주택은행은 지난달 초 연 7.5%짜리 변동금리 (3개월 주기)
상품을 만들었다.

서울 강북에서 15%의 월세금리를 부담하던 세입자가 주택은행에서 연 8%에 대출받아 낙찰했다면 월세 사는 것보다 약 7%의 금리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나컨설팅 백준 사장은 "요즘 아파트경매는 과잉경쟁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며 "현장분위기에 휩쓸려 고가 응찰하지 말고 사전에 응찰가를 정하는 게 좋다" 고 조언했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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